우리는 ‘생명을 위한 백성’으로 세상에 파견됐기 때문에, 우리의 선포는 ‘생명의 복음’에 대한 참된 경축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생명의 깊은 의미를 들여다보고 그 아름다움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 한다. 즉 생명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며, 모든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의 살아있는 모상을 만나게 해준다는 시각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 제4장에서는 개인과 공동체의 기도만이 아니라, 전례주년과 성사 안에서 생명의 의미에 대해 되새기고 감사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교의 생명 안에 현존하시고 구원을 위해 활동하신다는 유효한 표징이다.
또한 ‘생명의 복음’을 경축하기 위해서는 여러 다른 문화와 민족들의 전통, 관습 등에 존재하는 풍부한 행위와 상징들을 선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나라와 문화들은 새로 태어난 생명에 대한 기쁨, 개인 생명에 대한 존중과 보호, 고통 받거나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보살핌, 노인과 임종자에 대한 친밀함, 애통해 하는 사람의 슬픔을 나누는 일, 그리고 불멸성에 대한 희망과 열망 등을 표현하는 특별한 시기와 방식을 각각 갖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러한 면을 고려, 모든 나라들이 ‘생명의 날’을 정하고 매년 기념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생명의 날’은 인간 생명이 어떤 단계나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각 개인의 양심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 안에서 그 생명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더욱 더 인정할 수 있도록 지지하려는 활동의 하나다. 또한 낙태와 안락사 등 각종 생명문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정한 날이기도 하다.
생명의 복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의 가장 높은 단계가 찬란하게 드러나는 행위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남을 위해 생명을 내어줌으로써 어떠한 충만함을 얻게 되는지 몸소 보여준 모범이다.
우리 사이에서도 크고 작은 나눔의 행위를 통해 이른바 ‘영웅적 행위’들을 통한 생명의 문화를 이룩해낼 수 있다. 회칙에서는 “이러한 행위 중 특히 칭찬할만한 예는 윤리적으로 합당한 방식으로 이뤄진 장기기증”이라고 전한다. 또한 모든 ‘어머니’들이 보여주는 출산과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양육, 가족들을 위한 아낌없는 헌신 또한 대표적인 ‘영웅적 행위’라고 역설한다.
생명살림 윤리백신 (14) 생명의 복음 (14)
‘생명의 날’ 통해 생명존중문화 고양
발행일2012-02-12 [제2782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