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소식을 전합니다. 소식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일수록 더 반갑습니다. 그래서 신문들은 서로 새로운 소식을 먼저 전하려고 안간힘을 다합니다.
소식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곳에 있었으면 눈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을,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는 것, 말하자면 먼 곳의 소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또는 지리적으로 먼 곳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 쉽게 닿을 수 없는 사람의 생각을 밝혀서 전하는 것도 한 가지 소식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현재의 일뿐만 아닙니다. 지나간 과거사도 새롭게 생각하도록 하기도 하고 과거뿐 아니라 미래의 일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리는 것은 좋은 소식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의 일은 있었던 일이기에 분명한 것이나 그것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하게 됨으로 신문에서 전할 때는 가장 바르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전해야 하고, 틀린 말로 그릇된 소식을 전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있었던 일은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바로잡아 나갈 길이 사람들에게 있을 것입니다만 앞으로 올 것을 전할 때는 참으로 조심스런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핀다는 것은 신문이 전할 소식은 아닐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봄이 와도 꽃이 피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다면 이는 신문에서 야단스럽게 전해야 할 것입니다. 꽃이 안 피는 사실뿐 아니라 그 원인과 결과까지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양문제, 기상문제, 천체의 변화 등 원인이 있을 것이나 결국 소식의 주요 핵심은 그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 세상은 인간에게 주어졌고 인간의 모든 일은 결국 그 가운데 한 사람인 우리 각 개인과 관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이러한 관계 속에 산다면, 그 가운데 사는 우리들, 신자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살며 서로 나누어야 하는 소식이 있고 또 알려주어야 하는 정보가 있는 것이고 이런 것을 위한 신문으로「가톨릭신문」이 있는 것입니다.
가톨릭신문도 우리나라의 많은 간행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신문입니다. 이 신문이 전하는 소식들의 내용은「그리스도와 사람들」이고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삶을 전하고 그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늘나라에 사는 하느님의 백성의 삶을 향하여 살아가는 교회의 삶을 전해주고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그 여정을 밝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보라는 말은 단순한 소식이 아니라, 작은 꽃씨를 주며 아름다운 빨간 꽃을 피울 것이라고 일러줄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되었고 또 앞으로 그렇게 되어간다는 정확한 이정표를 뜻하는 것이고, 정보의 바탕은「기쁜 소식」이며, 예수 탄생부터 성자의 재림을 기다리는 믿음 없이는 해독할 수 없는 징표들로 엮여 있는 신비를 각 시대 사람들에게 알아듣도록 전해주는 것이 곧 가톨릭신문이 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다하면 복음화가 될 것입니다. 복음화는 복음화된 사람들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70년 전 대구교구의 남방 천주교 청년회가 복음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한「천주교회보」가 계속 활기를 더해가며 사랑으로 이 선물을 키워온 것입니다. 살기가 어려울 때마다 사랑의 위로를 받고 격려되어 왔습니다.
70년이 지난 오늘 참으로 큰 발전을 한 이 신문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 줄기차게 자라온 이 땅의 천주교회를 보는 듯하여 앞으로 이 신문도 활발한 전도를 가질 것을 기대하여 마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참 정보를 전하는 일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도 자성하며 더욱 올바른 가톨릭신문이 될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하겠다는 다짐도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교회의 신문으로서 그 구실을 다하도록 도와 주시기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이 신문을 위해 봉사하신 분들과 이 신문을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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