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실을 자아
풀옷을 짠다면
일흔 명의 어른이 이 옷을 입고
마른 풀향의
쓸쓸한 인기척으로
줄을 서 계신다면.
그러하고
세상에서 제일로
사람 안에 오래 참는 교리를
비 오듯 습습한
광야의 소리로 일깨운다면…
「가톨릭신문」이
바로 그 이름이여라
몸은 눅눅한 이슬밭에 두었어도
해와 창공과
더 아득한 광명까지
증언해 왔도다
그러할진대
비록 오늘 같은 세태일망정
황량하다거나 절망뿐이라고
함부로 일컫지 말라
깊은 감명과 움트는 소망들은
어느 한 번도
하늘이 이를 거절치 않으시니
서로 꾸짖기보다
차라리 함께 울며
눈물에 씻겨
새 인격으로 거듭날 일이다
「가톨릭신문」이여
풀옷을 입은
여윈 몸 여윈 그림자가
설풋 지나는 곳마다
기적은 과분할진대
기적의 다음쯤은 되는
가치와 공익이
은총으로
부디 돋아 오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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