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당신들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의심을 품느냐? 내 손과 발을 보아라. 틀림없이 나다! 자, 만져 보아라』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루가 24, 33~47 참조).
요셉 신부님 다른 성당으로 이사를 갔으면 하는데 신부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마태오 10, 38)고 하셨는데 정말 힘들어서 총회장직을 내놓으려 해도 본당 신부님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니 다른 성당으로 잠시 떠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축 성당이라 굳은 각오로 십자가를 짊어지기로 했지만 더 이상 견뎌낼 믿음도 용기도 탈진되었습니다. 신축 중에 있는 00본당 총회장님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괴로와 하였습니다.
요셉 신부님! 말도 마십시오. 새 아파트로 이사 오기도 전에 집 수리 한다고 멀쩡한 새 집을 뜯어 고치는가 하면 유리창을 뜯어내고 통유리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여 가구와 냉장고 TV, 오디오 세트를 들여놓다 보니 천만 원이 모자랐네! 이천만 원이 들었네! 하던 사람들이 신축금 이야기를 하면 집을 저당 잡혀 융자를 얻고 친척들에게 빚을 져서 간신히 입주하였기 때문에 지금은 돈이 없어서 신입만 해 놓고 제 때에 못 하느니 보다는 양심껏 봉헌할 테니 걱정 말고 기다려 달라던 사람들이 1년이 가고 2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의 표시가 없으니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 뿐인 줄 아십니까?…총회장이 중간에서 잘 해야지! 지혜롭게…언제 돈 가지고 성당을 지었나? 믿음으로 짓는 거지…우선 외상으로 짓고 큰 불편이 없게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해 놓은 다음 교육과 피정을 하고 단체 활성화를 시켜 놓으면 돈은 믿음으로 내게 돼 있는데 이건 보자마자 교적, 단체 가입, 신축금 이야기부터 하니 정이 안 든 교우들이 차 있겠다 다른 성당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요즘 세상에 에어컨 없는 집이 몇 집이나 있겠나? 에어컨도 좀 놓고 미사 준비를 제대로 준비해 놓지 않으니 누가 땀 흘리려 성당 가겠나? 총회장이 잘 해야지! 지혜롭게…
나도 이사 오기 전 성당 셋을 지었는데 돈 이야기 별로 하지 않고 성당을 짓더구만… 여긴 오자마자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임시 성당은 어디고 미사 시간은 몇 시고 단체는 무엇무엇이 있다고… 그걸 누가 모르나! 이사를 왔으니 짐도 좀 정리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다음 교적을 옮겨도 되는데 이건 꼭 000 신자처럼 극성들이니 어디 시끄러워서 성당 다니겠나?
총회장이 잘 해야지! 지혜롭게…
요셉 신부님! 말도 마십시오…신축 성당이니 만큼 봉사자가 필요하니 단체에 좀 가입하시지요?… 나는 저쪽 성당에서 안 해 본 것이 없네… 사목위원도 해 보고 레지오도 해 보고 구역 모임에도 자주 나가고 틈틈이 노력 봉사도 많이 했구만! 우리 집사람은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고 우리 아이들도 할 만큼 했으니 이 본당에서는 좀 쉬어야 하겠네! 우리는 다 해 봤기 때문에 다 알아서 할 테니 안 해 본 사람 찾아서 골고루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봉사하는 사람만 하다 보면 본당이 발전되지 않으니… 본당 신부님이나 수녀님 총회장은 뭐 하십니까?
공사는 회사에 맡기고 낮이나 밤이나 부지런히 가정방문을 해서 새로운 봉사자를 찾으면 예상 외로 많을 텐데… 평신도를 잘 움직여야 본당이 발전하는건데 이 본당은 영…
요셉 신부님!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으레히 본당 신부님들은 융통성이 없는 겁니까? 옛날 보좌 때는 안 그렇다고들 하던데… 매달 한 번씩 어김없이 발표되는 각 본당 통일성금 현황 말입니다. 신축 성당은 좀 면제시켜 주면 안 됩니까? 성당 짓기도 힘이 드는데 뭐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매달 발표가 되니 총회장으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망신 당하는 느낌도 드니 1년에 한 번 정도 발표하면 안 되겠습니까? 2년이 다 되도록 천만 원 넘는 성당이 몇 안 되던데요…
신축금이나 본당 운영비에서 아니면 독지가를 모집해서 별도로라도 대납하면 그래 2년 동안 천만 원 정도 못하겠습니까?
본당 신부님은 『그렇게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교우들이 각자 성의껏 봉헌하는 것이 더 의미가 크다』고 고집을 부리시니… 주보를 볼 때마다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베드로 총회장님! 하실 말씀 다하셨습니까? 제가 뭐 할 말 있겠습니까?『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십니까?』.『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루가 24, 46)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며칠 전 시골을 다녀오는데 냇가 둑에 서 있는 능수버들을 보았습니다. 적어도 줄기에서 4~5m 이상 늘어진 실가지 끄트머리에서 한겨울 내내 찬바람, 비바람, 눈보라를 맞았으면서도 어느새 파란 새 순이 돋아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말라 죽은 나뭇가지처럼 뻗뻗하게만 서 있던 개나리 나무(가지)에 한 송이 두 송이 눈이 내린 것처럼 노란 꽃이 돋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으시고 새로움을 이루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죽은 나무, 죽은 아들의 십자가에서 부활을 우리에게 한 아름 안겨 주셨습니다. 부활의 은총과 새싹과 새로움의 꽃으로…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루가 24, 48) 하신 주님은 무엇을 증언하라고 원하십니까? 『너희는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되라』(사도 1, 8) 하시며 부활의 기쁨을 이웃에게 전하는 복음 선포에로 부르시고 당신의 큰 도구로 쓰시고자 원하시고 계십니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까? 무엇 때문에… 십자가의 주님? 총회장으로서의 십자가? 복음 선포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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