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90년 초에 들면서 해마다 성품 받는 수십 명의 사제들로 인해 「성소 풍년기」를 풍미하던 한국 교회. 많은 이들은 한국의 경우 사제ㆍ수도자의 신분이 사회 안에서 일반적으로 호의적이라는 점을 비추어 볼 때 당분간 사제ㆍ수도 성소가 급작스럽게 끊겨 버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러나 전처럼 계속 증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교회의 중추사업이 성소 계발이라고 볼 때 2천년을 향한 적극적인 성소 계발과 전략 마련은 3천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교회에 무척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34차 성소주일을 맞아 현재 한국 교회의 성소 계발이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또 2천년대를 바라볼 때 어떤 전망과 대안을 얘기할 수 있는지 각 교구 수도회 성소 담당자들에게 들어 보았다.
현재 한국 교회 성소와 성소 계발상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교구 수도회 일선 성소 담당자들은 성소 계발의 큰 문제점을 「현대 과학 물질 문명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 「사제들을 비롯한 교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이지 못한 성소 계발 의식」 「청소년들에 대한 신앙교육 부족」등 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2천년 한국 교회의 성소 전망과 효과적인 성소 계발에 대한 대안에서 대다수 성소 담당자들은 『신자들의 신앙을 새롭게 하고 교회의 가장 본질적 부분인 「복음화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며 또한 『성직ㆍ수도자들이 복음적인 삶으로 현대의 젊은이들이 알아볼 수 있는 표징이 되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 계발의 문제점 중에서 「현대 과학 물질 문명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로 의견을 표명한 김진화 신부(전주교구)는 『성소자의 감소 이유는 새로운 개인주의 사조에 따른 가치관의 전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꼬회) 고계영 수사 역시 『현대 과학과 문명이 우리에게 안겨 준 물질적 풍요로움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심원하고 드넓은 초월 체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근 신부(부산교구)는 『청소년들이 진리에 대한 추구나 성실 정직 희생 봉사보다는 물질 명예 욕망 성취감에 많은 부분 노출돼 있는 것이 큰 우려점』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의견들과 함께 김자문 신부(서울대교구) 이윤걸 신부(대구대교구) 하화식 신부(춘천교구)는 「교회 구성원들의 소극적인 성소 계발 의식」이 성소 계발의 걸림돌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김 신부는 『매년 신학교 지원자들을 보면서 본당 내 사제에 따라 성소 증감이 뚜렷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이윤걸 신부는 『교회 구성원들의 성소에 대한 의식이 전반적으로 약화되어 있으며 더 큰 문제점은 아직도 그 심각성을 감지 못하고 거의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들려 줬다.
성소 계발 대안 부분은 「교회 전체 구성원들의 신앙심 고양」이라는 근원적 문제 제기와 함께 구체적으로 「현대 흐름에 맞는 젊은이들을 모아들일 수 있는 성소 프로그램 마련, 교회의 과감한 물질적 인적 투자」 등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장태식 신부(인천교구) 권혁주 신부(안동교구) 등은 『청소년들에게 신앙적 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성소자 모임과 교육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배 신부(수원교구)는 『어릴 때부터 복사단 등에 참여시키면서 성소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표명하면서 『필요하다면 소신학교 부활도 검토할 만 하다』고 전했다. 또 하화식 신부(춘천교구)는 『사제의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예비 신학생들의 모임 등 예비 성소자 모임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노력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수도회들의 경우 지원자 연령 제한을 높이는 등 지원 폭을 넓히는 작업도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신동술 신부(광주대교구)는 『교육부와의 연계를 모색하면서 성소에 뜻을 갖는 젊은이들이 모임에 적극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등 전 교회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일선 교구 수도회 성소 담당자들은 결론적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성소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에만 집중적으로 주력한다고 해서 성소자가 증가하거나 자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신자 개개인들이 건전한 신앙관을 가질 때 자연스럽게 교회 내에 성소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 높아지고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성소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쟁 일변도와 출세 지향주의적인 청소년 교육의 획기적 개혁이 없는 한 한국 교회의 사제ㆍ수도 성소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할 것이라는게 이들의 중론.
특히 성소의 질적인 면에서 퇴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전한 한 신부는 『성소자들에 대한 교육 방법이 구태의연해서는 결코 안 될것』이라고 말하고 『각 신학교와 수도회에서도 급변하는 세상 안에서 적응하며 대처하고 살아가야 할 사제, 수도자의 자기 정체성 확립을 도울 수 있는 새 교육 방안을 총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교회는 현재 2천년 대희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에 매진하고 있다. 어느 사제의 지적처럼 새로운 복음화가 「새로운 표현, 새로운 방법, 새로운 열정」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인지한다면 2천년 성소 계발의 효과적 대안도 바로 그러한 공감대에서 비롯되어져야 할 것이라는 게 교회 관계자들의 부언이다.
◆한국교회 자생 수도회 현황
남 4ㆍ여 19개
『한국 천주교회에서 자생한 수도 단체는 얼마나 될까?』
이러한 물음에 『한국 교회 내에서 탄생한 수도회가 있나』하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까지 한국 천주교회 내에서 자생, 활동하고 있는 남녀 수도 단체는 남자 4개 여자 19개 등 모두 23개나 된다. 물론 이들 수도 단체는 모두 교회법에 따라 교구 설립 수도회로서 교회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은 단체들이다.
▲선교 목적 외방전교회도
한국 천주교회 자생 수도회를 보면 남자 수도회로는 △한국 순교복자성직 수도회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작은 예수 수도회 △미리내 천주성삼성직 수도회, 여자 수도회로는 △거룩한 말씀의 회 △나자렛 예수자매회 △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사랑의 성령 수녀회 △서울 상가소비녀회 △성모영보수녀회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예수 그리스도의 수녀회 △예수성심시녀회 △예수의 꽃동네 자매회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 △인보성체수도회 △작은 가정회 △작은예수 수녀회 △평화의 모후 선교회 △한국 순교복자빨마 수도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한국외방선교수녀회 등이 있다.
이 외에 해외 선교를 목적으로 한 사도 생활단으로 한국외방전교회가 있다.
특히 이들 수도회들은 현대 한국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실천하고 요구하는 영성을 카리스마로 해 탄생한 단체들이어서 많은 젊은이들이 이 수도 단체들을 찾고 있다.
▲사회복지사업 가장 많아
따라서 카리스마도 다양하다. 국내 자생 수도단체 중 사회복지 봉사직을 카리스마로 하는 수도 단체들이 가장 많다. 서울 성가소비녀회, 거룩한 말씀의 회, 예수의 꽃동네 형제 자매회, 작은 예수회,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 인보성체수도회, 나자렛 예수 자매회 등이 있다.
또 주님의 복음을 순교정신으로 생활화하는 영성을 토대로 탄생한 수도회도 있는데 한국 순교복자성직 수도회와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 한국 순교복자빨마 수도회가 그것이다.
아울러 사랑의 성령 수녀회는 올바른 성령쇄신운동 보급을 위해 탄생한 수도회이며, 수원교구가 창설 인가한 「작은 가정회」는 미혼모와 낙태 방지를 위한 생명운동을 펼치기 위해 설립된 수도회이다.
작은 가정회는 특히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경기도 군포성당에서 낙태로 인한 속죄미사 봉헌과 기도회를 개최하고, 미혼모를 위한 「새싹들의 집」을 운영, 미혼모와 극빈자들의 출산과 산후 조리를 무료로 도와주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본원을 둔 「평화의 모후 선교 수녀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지속적인 기도운동을 펼칠 목적으로 창설된 수도회이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는 한국 교회 최초로 창설된 자국인 수녀회뿐 아니라 성서사도직과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수도 공동체이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가 효시
한편, 한국 천주교회 자생 수도회의 기원은 주문모 신부 허락 아래 윤점혜(아가다)가 이끈 「동정녀 공동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회헌이 교회에 공식 인가를 받고 수도회 공동체를 마련한 것은 1932년 6월 27일 창설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가 한국 천주교회 자생 수도회의 효시라고 교회 사학자들은 인정하고 있다.
이후 한국 자생 수도회는 전국 교구에 분포돼 있으며 95년 12월 말 현재 수사 1백48명, 수녀 2천9백7명이 한국 교회 자생 수도회에서 봉헌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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