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이후 금세기 최대 민족운동으로 불려지고 있는 『북녘 동포를 위한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범 국민캠페인』이 천주교를 비롯한 6대 종단과 제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전개되고 있다. 수 년간 지속돼 온 수해와 흉작, 농업 생산량의 근본적인 저하로 북한은 현재 6백만 명에 달하는 동포들이 아사 위기에 처해 있고 오는 7, 8월이면 더욱 엄청난 비극적인 사태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녘 동포를 위한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범 국민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최창무 주교를 만나 이 운동에 참여하는 입장과 당위성을 들어본다.
북한동포돕기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범 국민 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같은 피를 나눈 민족으로서 굶주리고 있는 북녘 동포를 도와야 하는 당위성은 분명합니다. 김 추기경께서도 여러 차례 말씀하셨지만 굶주리는 형제들에게 먹을 것을 나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같은 형제인 우리 동포들이 아사 직전에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인데 우리가 가만히 보고만 있다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특히 우리는 종교인으로서 당연하게 북녘 동포를 도와야 하며 이 운동을 통해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운동이 6대 종단과 시민단체 등 범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게 된 배경과 의의는 무엇입니까?
▲북한에 큰 수해가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작년 여름부터 시작됐습니다. 금년 3월 1일에는 3·1운동 후 처음으로 6개 종단이 탑골공원에서 3·1절 기념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때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있어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를 거국적으로 돕는 것이고, 종교를 초월한 민족적인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8일 6대 종단과 시민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10만 톤, 1백70억 원어치의 옥수수를 보내기로 발표했습니다. 북녘 형제들에게 어느 정도나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
▲처음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운동을 펼치면서도 미지수였습니다. 1만 톤이라는 것이 쉬운 액수가 아니였지만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하면서 이것은 북녘 동포를 돕는 일종의 불쏘시개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불꽃이 퍼져 나가서 큰 불이 되듯이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며 시작했는데 다행히 평창의 감자를 보낼 수 있게 되었고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불쏘시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북녘 동포들에게 필요한양이 10만 톤이라 해도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적은 양이기 때문입니다. 유엔이 도와 주고 모든 단체가 도와 주는 양을 다해도 북녘 동포들에게는 필요량의 극히 적은 분량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도와 주어야 실질적인 도움은 물론 북한 동포들의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런 능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어느 정도 목표를 잡고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모금할 계획인지요?
▲지난 한 주 동안 가두 모금과 캠페인을 통해 1만 톤을 보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두 달 동안에 걸쳐 10만 톤을 보낼 생각입니다. 현재 옥수수나누기운동에는 6개 종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노조 측과 학교 학생, 일반 시민들도 호응해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경제인도 동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범 국민 캠페인은 민족적으로 볼 때 사치풍조를 퇴치시키고 절약할 수 있는 정신을 되돌릴 수 있는 국민계몽운동, 정신운동 등 일석이조의 운동으로 발전돼 갈 수 있을 것입니다. 10만 톤이 큰 부담은 안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옥수수보내기운동과 민화위가 지난해부터 전개하고 있는 국수보내기운동은 어떻게 다른지요?
▲민족화해위는 제작년부터 수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조를 해 왔습니다. 마치 1만 톤이 성공해 10만 톤으로 가듯이 처음에는 합리적으로 이해가쉬운 국수운동으로 전개됐습니다만 이제 품목이 다원화되고 또 훨씬 더 큰 분량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국수운동에서 한 차원 높인 운동으로 옥수수돕기운동을 전개한 것입니다. 우리가 국수나누기운동을 할 때만 해도 절대 빈곤이라는 이야기는 적었습니다. 국수나누기운동이 불씨가 돼 이제는 절대 빈곤에 처해 있는 북녘 동포들을 위해 좀 더 다양화되고 폭 넓은 운동으로 옥수수나누기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국수나누기운동이 북한을 도와 주어야겠다는 일반적인 각성이었다면 옥수수나누기 범 국민 캠페인은 한 차원 높은 당위성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운동은 정신운동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점심 등 일주일에 하루 한 끼 단식하면 2개월간 8번이 됩니다. 그 희생을 굷주리고 있는 동포에게 생명으로 전해 준다는 정신적인 운동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곧 민족애뿐만 아니라 신앙의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어떤 형제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떨어졌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고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배부르게 먹으라고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보서 2장 15, 17)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신앙이 살아있는지 아닌지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헌금 자선바자 강사료 돌반지 대학에서 비신자도 『북 옥수수 보내기』에 너도나도 동참
한 주 한 끼 굶어 북녘 형제들을 도와 주자는 슬로건으로 6대 종단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전개하는 북녘형제돕기 캠페인에 전 교회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아사 위기에 처한 북한 동포들에게 옥수수 10만 톤들 보내자는 범 국민 캠페인이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공동으로 전개되자 코흘리개 어린이의 돌반지를 비롯 전국 각지의 신자, 비신자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범 국민운동이 단 일주일 만에 성공을 거둔 데 이어 4월 25일부터 두 달간에 걸쳐 옥수수 10만 톤 보내기 운동에 다시 돌입하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에는 전국 각 교구와 본당, 수도회, 학교, 기관, 직장, 주일학교와 개인 등으로부터 북녘 동포들에게 보내 달라는 사랑의 사연들이 물밀듯이 답지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총장=강우일 주교)는『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함께 나눕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강우일 총장 주교를 비롯 신학생과 일반 학생 교직원 등이 북녘 형제들을 위한 옥수수보내기운동에 동참.
강우일 총장은 지난 3월 개강미사에서 『학생들도 감상적으로 통일을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동포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실천운동을 전개해 달라』고 요청하고 북한어린이돕기 성금 1천만 원을 기탁한 바 있다.
따라서 가톨릭대는 성신교정과 성심교정, 성의교정 등 세 교정과 부속병원 등이 함께 하는 북한동포돕기운동에 나섰다.
각 본당에서도 주일미사 중 특별 봉헌과 개인별 신립, 바자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녘 형제들이 겪는 굶주림에 동참하는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으며 신당동본당의 경우 3천7백40만 원의 성금을 보내오기도 했다.
각 수도회와 단체는 물론 각 본당에서도 교구를 불문하고 북녘 형제를 위한 옥수수나누기운동에 참여, 수원교구 도척본당(주임-방상복 신부)에서는 주일 헌금이 총 50만 원도 채 안 되지만 이번 국수나누기 성금으로 2백만 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특히 4월 12일 오후 1시 민화위 사무실에는 부모와 함께 4살 된 남자 아이가 찾아와 돌과 백일 때 받은 반지 17개와 할머니 등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아 저축해 놓았던 현금 20만 원 등 1백만 원 상당의 성금을 전달했다.
아이를 대신해 익명으로 성금을 기증한 이 부모는 신자가 아니지만 어느 잡지를 통해 민화위 연락처를 알게 돼 찾아 왔다며『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 그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아이의 재산이지만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포본당(주임=안경렬 신부)에서는 4월 6일 주일미사시 북녘 형제들과 국수 나누기 성금 모금을 위한 특별 봉헌을 실시했지만 북한 동포들에 대한 관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갖도록 하기 위해 13일 하루 동안 북녘 동포들을 돕기 위한 자선 바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윤갑구 (바오로·서울 고덕동본당) 서울대교구 평협 부회장은 민족화해학교 강의 후 받은 강사료 전액을 즉석에서 북녘동포돕기 옥수수 성금으로 기증했으며 농아인 박수미(안젤라·농아선교회)씨는비록 자신도 형편이 어렵지만『굶고 있지는 않다』며『단 몇 사람이라도 배 고픔을 덜어주길 바란다』며 5만 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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