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정부의 고유 부분이 아니고 마음을 나누며 함께 살아갈 모든 국민의 몫이다. 우리는 이 분단 시기 안에 최선을 다하여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만 하며 이는 통일이라는 새 창조의 선물을 합당히 맞아들이기 위한 필요 조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분단의 시대에 남과 북을 함께 살아온 탈북자들을 눈여겨 봄으로써 우리의 통일 준비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7백50여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은 2천3백만 북한 주민을 대표할 수 없지만 통일 사회를 위해서는 그들의 현재 삶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탈북자는 50여 년 다른 생활을 영위한 남과 북을 잇는 다리이다. 아니 그들은 다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현실은 자신과 지극히 이질적인 남한 사회를 이어 주는 다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살아온 북한 사회는 정치가 모든 면에서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모든 권위의 원천을 김일성, 사후에는 김정일 한 개인에게 한정시킴으로써 김일성 주의라는 종교화된 이데올로기를 앞세우는 하나의 종교집단이다.
경제적으로는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체제이며 내 것이라는 개념이 적고 내일에 대한 계획이나 책임을 자신이 져 보지 않는 곳이다. 출신 성분과 사회 구성에 따라 분류한 계급사회이며 지극히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공동체의식, 협동, 전체적, 논리적, 희생적인 반면 수동적, 의존적, 비창의적, 비자발적, 몰개성, 나태, 이분법적 사고 등 부정적인 면이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살아온 탈북자들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무지와 자유와 책임문제, 정신 심리적인 문제, 학교 생활, 언어생활문제 등에 있어 많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별히 남한 주민 및 사회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이 많은데 적대적이며 부정적인 대 북한관과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 및 결과 위주와 외적인 평가로 인한 소외감과 자괴감에 상당한 애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
탈북자들에 대한 종교인들의 선교 과열 현상도 아주 심각한 문제로 종교에 대한 뚜렷한 신앙심없이 성당이나 교회에 나가주는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서 올바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계속 마련되어야 하며 이질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체적이고 체계적, 전문적인 교육이 탈북자들의 연령층, 출신 계층별, 특성을 고려하여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탈북자들이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따뜻함을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종교인들의 각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종교인들은 사회 적응과 선교를 분리해서 탈북자들에 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우리 교회는 나눔과 희생의 실천적 측면에서 취업 알선을 해 주어야 하고 그들의 적응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 본당 구역 내의 탈북자들을 해당 본당에서 관리하고 탈북자 1인 1가정 자매결연을 적극 추진,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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