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은 북한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북한 체제에 대한 특별한 갈등을 느끼지 못하다가 북한을 탈출한 뒤에야 북한 체제가 크게 잘못됐음을 깨닫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북한 탈출 젊은이들은 북한의 현 사회가 봉건주의적 전제군주정치, 신흥 종교집단과 같은 처지에 처해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차단돼 있어 북한 체제에 대한 큰 불만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탈출 젊은이들은 남한으로 탈출해서야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 속아서 살아온 북한 생활에 대한 갈등을 경험했다고 증언, 남한의 실상을 북한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을 탈출한 젊은이 6명을 초빙, 그들이 겪어 온 남북한 사회의 갈등 현실을 나누기 위해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가 개최한 탈북 젊은이들과의 간담회에서 탈북 젊은이들은『남한 사회와 비교했을 때 북한 사회의 잘못을 크게 지적할 수 있었다』며 북한의 개방 필요성을 역설했다.
4월 23일 오후 7시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민족화해학교 정규 강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는 세종대 남현욱 교수의 사회로 장영철, 안혁, 여금주, 최동철, 장철봉, 허금순 등 6명의 탈북 젊은이들이 참석, 남과 북을 함께 살아오면서 느낀 갈등들을 수강자들과 허심탄회하게 교환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89년에 동독 유학 중 탈출해 온 장영철씨는『북한 사회는 집단은 존재하지만 개인은 오직 김정일 부자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며『한국에 와 조희성씨 사건이나 아가동산 사건과 같은 신흥 종교의 병폐를 보고 북한이 이 같은 종류의 신흥종교 집단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장영철씨는 또『북한 정권은 인민에게는 철저한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김정일 부자 정권 자체는 도덕성이 파탄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운동 선수로 활약하다 92년에 귀순, 현재 한양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안혁(29)세씨는『모든 사회 생활이 신분에 따라 결정, 운동 기량에 따라 해외 운동 시합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라 신분에 의해 출전이 허락되는 철저한 신분 사회』라고 지적하고 특히 운동 경기 중 남한 선수만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을 철저하게 강요 받는다고 말했다.
96년 10월에 아버지와 함께 탈북한 허금순(16세)양은『어린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정치적으로 심사숙고해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증언, 철저한 감시 속에 살아가야 하는 북한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공개했다.
탈북 젊은이들이 겪어 온 갈등 현실을 소개하고 화해학교 수강생들의 질의 응답 등으로 이어진 이날 간담회에서 탈북자들은 또『북한의 역사 교육은 김정일 부자 위주의 역사 공부가 전부』라고 전제, 역사에 대한 북한의 왜곡된 교육을 안타까와 했다.
특히 이들 탈북자들은 본관이나 친족의 범위도 김정일 부자의 우상화에 밀려 말살돼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본관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 말살되고 있는 민족성을 아쉬워했다.
또한 지난 94년 4월에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온 여금주(중앙대 유아교육과 3년)양은『남한의 신세대 모습을 이해는 하지만 자유에 대한 방종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전하고『북한에서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를 생각해 조금씩만 개선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탈북 젊은이들은 현재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벌이고 있는 북한동포돕기운동과 관련,『북한동포돕기운동은 동포애를 나누고 민족애를 살려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 정권과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구분,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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