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형제를 돕기 위한 옥수수보내기운동이 서울대교구 각 본당과 신자들의 동참은 물론 각 교구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울러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소외된 이들도 「배고픔의 설움에 시달리는 북녘 형제들에게 전해 달라」며 용돈을 쪼개 성금을 보내오고 있다.
풍족한 가운데서 일부를 떼어 돕는 적선이 아니라 희생과 극기로 모은 값진 사랑을 북녘 형제들에게 전하기 위한 진정한 나눔의 행렬이 끊어진 민족애와 동포애를 잇는 큰 강물로 흐르고 있다.
◆수원, 사제연수 중 8백여만 원 모금
수원교구는 4월 22일~24일 개최된 사제연수에서 범국민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북녘형제돕기 옥수수보내기 캠페인에 적극 참여키로 하고 사제연수 파견미사 중 북녘형제돕기 성금을 봉헌, 8백2만6천 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특히 이날 사제연수에서 수원교구는 앞으로 교구 차원에서 북돕기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기로 하고 우선 사제들이 모범을 보일 것을 결의, 이날 미사 중 성금을 모금한 것이다.
한편 수원교구는 각 본당별로 2차헌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북 형제를 같은 형제로서 돕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전개 방법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결손가정 청소년들도 “선뜻”
돈보스꼬 청소년센터(원장=박용철 신부·살레시오수도회) 준비과 학생 26명은 북한의 굶주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내 달라며 자신들이 바자 등을 통해 마련한 성금 13만6천 원을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기탁.
비록 돈보스꼬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 중인 이들 준비과 학생들은 주로 결손 가정의 청소년들로 박용철 원장 신부로부터 북한 청소년들의 굶주림을 전해 듣고 준비과 학생자치회 차원에서 성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준비과 학생자치회 회장 박동준(베드로·17세)군은 『한 달에 6천 원 정도 받는 용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용돈이 북한 청소년들에게는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의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옥수수 구매차 중국 다녀온 오태순 신부
“북 형제 도울 의지만 있다면 북한으로 보낼 옥수수는 무궁무진하게 있습니다”
『북녘 형제들을 도울 의지만 있다면 중국에서 얼마든지 많은 양의 옥수수를 구매해서 북한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길림성만 해도 한 해 3천8백만 톤의 옥수수를 생산할 정도로 무궁무진합니다』
4월 18일 중국 길림성을 방문한 오태순 신부(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는 현지에서 옥수수 1만5천 톤을 구매, 북한으로 보낼 수 있도록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22일 귀국했다.
이윤구 공동대표와 이용선 사무총장, 법륜 스님 등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옥수수 구매에 나선 오태순 신부는 북한적십자사와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경대표부 관계자들을 만나 실량 부족이 가장 극심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평북지역에 옥수수를 보낼 수 있도록 협의했다.
『정부의 반출 허가와 중국의 화차 배정이 끝나는대로 옥수수가 북한으로 수송될 예정입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워낙 시급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북한으로 보내질 수 있도록 요청해 놓았습니다.
길림성 도모와 집안, 단동에서 각각 북한의 남양, 만포, 신의주로 나눠 수송하게 될 옥수수 1만5천 톤은 기차 화물로 3백량에 달한다는 오태순신부는 한 포대에 50kg씩 담아 대한적십자사 및 우리민족서로돕기 로고를 비롯 「옥수수」라는 글자를 한글로 적어 보내기로 북측 관계자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남한의 대한통운과 북한의 고려문화센타가 각 대리인으로 실무 수송 등을 맡게 된 이번 옥수수 구매 계약에서 북한으로 보내질 옥수수 가격은 1톤 당 1백44불(약 13만 원)로 계약이 체결됐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아 중국 국경에서 북한 각 지역으로 운송할 때 들어가는 차량용 경유까지 부담해 주어야 할 형편입니다. 이런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을 해결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오태순 신부는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이 옥수수가 보다 적법하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북녘 형제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특히 고마움이 남북한 형제들 사이에서 상호 공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북측 관계자들과 서로 교환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오태순 신부는 옥수수 1만5천 톤이면 북녘 형제 1백50만 명(하루 3백50g 기준)이 한 달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분량이지만 아직도 북한에는 당국의 배급이 완전히 중단된 채 외국의 식량 원조에만 의존한 채 살아가는 주민들이 6백만 내지 8백만 명에 달한다며 『내 형제의 배고픔을 함께 나누는 심정으로 북녘형제돕기 옥수수보내기운동에 신자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달걀 팔아 성금 모금
『모든 것을 다 뛰어 넘어 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어 죽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해 미약한 힘이나마 모으기로 했어요. 의외로 학우들의 반응이 좋아 힘든 줄 모르겠어요』
5월 3일 대한적십자사에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성금을 전달한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총학생회장 박민숙양(93학번 사회복지)의 말이다.
가톨릭대학교의 모금운동은 지난 3월 13일 개강미사 때부터 시작됐다. 개강미사에서 강우일 총장 주교가 북한을 돕자며 1천만 원의 사재를 털어 성금으로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되어 그동안 학교 측과 학생회가 구체적으로 준비해 왔다.
사무처장 김용태 신부는 『총장 주교님의 제안 이후 학교 측에서 나름대로 북한의 실정을 파악해 본 결과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제하고 『이번에 적십자사에 전달한 것은 1차분에 불과하며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북한 어린이를 돕도록 할 방안』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직접 달걀을 삶아 강의실과 학교 앞 상가 등을 찾아다니며 모금을 하는가 하면 교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걷고 있는 가톨릭대학교는 현재 성신교정(혜화동 신학교)과 성의 교정(의과대학)에서도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성심교정 차원석 부총장 신부가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달걀을 먹으면서 학생들과 친밀해지는가 하면, 학생들은 나름대로 이번 운동을 통해 교직원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소감이다.
김용태 사무처장 신부는 『통일운동이 그동안 시위 일변도였다면 이젠 북한 동포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실천운동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운동을 통해 학교 측과 학생들 사이가 더더욱 가까워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한 김용태 신부는 『이번 모금운동은 통일 조국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라는 순수한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실천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들이 북 장애인돕기 나서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지체장애인 학교인 명혜학교(교장=박재순 수녀) 학생 1백60명과 교직원 등이 36만5천3백 원을 모금, 민화위에 성금을 보내 왔다.
뇌성마비와 근마비, 교통사고 어린이 등이 대부분인 명혜학교 어린이들은 가톨릭신문에 실린 북녘형제돕기 기사를 보고 학생자치회 차원에서 모금한 것으로 특별히 이들 학생들은 북한의 장애인들에게 이 성금이 전달되길 희망하기도.
◆가농, 쌀 한 말 모금운동 전개키로
한국가톨릭농민회(회장=양만규, 지도=김승오 신부)는 4월 24일 전국 가농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녘 형제를 돕기 위한 쌀 한 말 값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
이날 결정한 북녘형제돕기운동에는 9개 각 교구 농민회와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등 4개 우리농 각 교구 본부 등 총 13개 교구농민회 및 우리농교구본부가 참여키로 했다.
특히 가톨릭농민회는 남북한 종자 교류 등 농업 기술 교류를 여러 차례 북한 측에 제안해 왔으나 성과가 없었음을 아쉬워하고 이번 북녘형제돕기 옥수수보내기운동과 함께 다시 한 번 종자 교류 등을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아울러 가농은 우리나라의 과소비 풍조를 개탄하고 우리의 생활과 삶을 반성하는 기회로써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적극 나서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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