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영상대상 격려상을 수상한 비디오「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는 우리 시대의 아픔을 담은 작품이다.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5년간을 감옥에서 보낸 장기수 할아버지들의 삶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그린 이 작품은「푸른 영상」(대표=김동원)에서 기획 시리즈물로 제작한「분단을 넘어선 사람들」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총시간 58분짜리 비디오로 94년 1월부터 96년 11월까지 촬영한 이 작품은 비전향 출소 장기수들이 푸른 영상의 대표 김동원씨가 사는 서울 봉천동에 살게 되면서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주로 민가협이나 종교 단체의 후원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6명의 장기수 할아버지들. 여든이 넘은 나이의 이들의 삶은 바로 분단된 한반도의 비극을 담고 있다.
분단된 상황에서 자유롭게 촬영을 하진 못했지만 장기수들이 현시점에서 지난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인터뷰 등이 실려 있는「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는 장기수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볼 만한 작품이다.
「풀은…」의 제작 감독을 담당했던 김태일씨는『분단 이데올로기, 반공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렇게 중압감 넘치는 내용이 어떻게 호소력 있게 다가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회상하면서『장기수 할아버지들의 문제는 이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비극이며 엄연히 지금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상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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