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거리의 유일한 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는 명동대성당 성모동산.
한국 천주교 2백주년을 맞아 1984년 당시 본당 주임 김수창 신부에 의해 조성된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은 이후로 지금까지 신자들뿐 아니라 명동거리를 찾거나 명동 지역에 사무실을 둔 직장인들의 쉼터로 또한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피 끓는 외침의 공간으로 자리잡아 왔다.
명동의 명소가 되어 버린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에는 한국 천주교회 주보인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상이 동산 한 가운데 안치돼 있다.
명동 주교좌 성당 낙성 50주년을 맞아 1948년 6월 2일 기념식과 함께 낙성된 이 성모상은 약 2미터 70센티미터키에 「성총을 가이 닙으신 마리아여 네게 하례하나이다」라는 기도문이 새겨진 좌대 위에서 명동을 굽어보고 있다.
조각가 최찬정씨가 봉헌한 이 성모상은 원래 명동대성당 언덕길 입구쪽에 모셔졌으나 한국동란 당시 공산군의 총탄을 맞고 일부분이 파괴,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에 보관돼 있다가 김수창 신부가 성모동산을 조성하면서 파손된 성상을 보수, 현 위치에 모셔졌다.
큰 은행나무 앞에 모셔진 성모상을 모신 이 동산은 봄 여름에는 싱그러운 푸른 빛으로 청량감을 제공하고, 가을에는 청정 하늘에 노란물을 들인 은행잎과 순백의 옷을 입은 성모님이 조화돼 선남선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한국 천주교회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명동대성당에 자리한 성모동산은 앞으로도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애로운 모성과 비둘기 같은 평화로움을 제공하는 안식처로 늘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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