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땅 소록도를 희망과 용기가 넘치는 삶의 현장으로 승화시켜, 소외된 자가 없는 사회, 함께 사는 사회로의 가능성을 보여 준 SBS「사랑의 대공연-소록도의 봄」이 제9회 가톨릭 방송대상에서 선정, 오는 5월 14일 시상식을 갖게 된다.
지난해 5월 14일 방영,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사랑의 대공연-소록도의 봄」은 「콘서트와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형식으로 평화가 넘치는 기획과 호소력 있는 영상 구성이 돋보인 작품이다.
이계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사랑의 대공연」은 이미자, 송대관, 신효범, 이선희 등의 국내 명가수들의 공연과 사이사이 소록도의 나환우들과의 인터뷰 등을 삽입, 단순한 콘서트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
가수 송대관이 직접 주민들을 만나 밭일과 돼지 키우는 일을 하면서 그들의 애환 섞인 삶을 들어보는 대목에선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전남 고흥군 도향읍 소록도 1번지 일명「사슴섬」이라 불리우는 소록도에서 수많은 세월을 가족들로부터 격리되어 살아온 나환우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감동적인 열창과 열광하는 주민들의 환호 소리가 어울려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온 소록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봄이 오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 이번에 방송대상을 수상하게 된 이재권(마르첼리노) PD는 『아직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생활을 하는 나환우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그들이 존재 의미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전하면서 『소록도의 봄은 단순히 소록도 나환우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 열려야 하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봄기운이 넘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털어 놓았다.
소록도에 들어온 지 40년이 됐다는 소록도 주민 자치회장 조재권(65)씨와 송대관씨의 인터뷰 내용은 조씨뿐 아니라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나환우들 공통의 아픔을 드러내 놓았다.
조재권씨는 『법관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고등학교 시절 나환자라는 판명을 받았을 땐 정말 죽고 싶었다』고 회상하면서 『그 뒤로 지금까지 웃음을 잃어 버렸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러나 그는 『소록도에서 만난 아내와 신앙이 지금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살게 한 커다란 버팀목』이라며 『유명한 가수들이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 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다』고 전했다.
40년 동안 소록도에 거주하며 대중매체에는 단 한 번도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는 소록도 자치회 회장인 조재권씨의 인생 얘기가 가수 송대관씨를 통해 처음 공개되기도 했던 「사랑의 대공연」은 이 사회에서 「문둥이」로 살아가는 고통을 리얼하게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1천여 명의 소록도 원생들의 고통된 염원이 「떠나왔던 고향 찾기」는 30년 동안 헤어져 살아야 했던 한 모자의 극즉인 「만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무대 위에 떨어진 어머니의 뜨거운 눈물 위로 큰 절을 올리는 아들(나환우)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편견이 얼마나 그릇된 벽이였던가를 일깨워 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처럼 「사랑의 대공연-소록도의 봄」은 의료진들의 봉사 활동과 주변 주민들과의 대화를 여과없이 보여 줌으로써 벽이 없는 사회, 제외되고 소외된 자가 없는 사회, 함께 사는 사회로의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시사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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