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주 교도소에서 7년째 수감 중인 박노해씨는 최근 해냄출판사에서 옥중 에세이 「새벽에 길어 올린 한 생각」을 펴냈다. 그의 부인 김진주(에스델)씨와 형인 박기호 신부가 면회 도중 구술한 것을 대필한 이 책에서 독자들은 박 시인이 사회주의자로부터 허물을 벗고 세상에 새롭게 태어나야 했던 기나긴 시간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박 시인은 「역사의 법정에서 언젠가 나의 무죄가 인정될지라도 내 마음의 법정에서 나는 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이 책에서 밝히므로 「얼굴없는 시인」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박노해 시인이 「혁명」대신 힘 주어 얘기하는 것은 「현실」이다.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찬 소주를 붓던」 80년대의 「노동의 새벽」과는 판이한 현실을 고백하면서 그는 「아직도 혁명을 꿈꾸는 친구가 찾아 오면 왠지 눈물이 난다」고 토로하고 있다. 인권위원회와 부인 김진수씨는 6월 중으로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박 시인을 도와 왔던 지인들을 모아, 출판 기념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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