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은 파티마에서 성모님이 발현하신 지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현지에는 세계 각국 순례자 60여만 명이 모여 기념 행사를 갖고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교구 송영준 신부와 춘천교구 최원석 신부를 지도신부로 한 파티마의 세계사도직(푸른 군대) 한국본부 순례단 1백여 명이 참가했다. 본보는 순례단의 일원으로 최홍국 취재부장을 파견 현장을 취재했다.
⊙… 2천년 대희년을 3년 앞두고 그리스도의 해로 봉헌된 1997년의 5월 13일은 구세주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서 파티마에 오셔서 온 인류의 회개를 호소한지 8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다. 파티마 성모 발현 80주년을 맞아 이날 파티마 성지를 가득 메운 전 세계 각국의 순례객 60여만 명은 3시간여에 걸친 성대한 기념 행사를 갖고 『기도하라』는 성모님의 호소야 말로 이 시대의 가장 긴급한 요청으로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한복 태극부채 최고 인기
⊙… 세계 각국의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한 이번 행사 참가자들 중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태극부채를 흔든 한국 순례단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국 순례단의 최은희(43세ㆍ세실리아ㆍ서울 청담동본당) 자매와 황주희(26세ㆍ로사ㆍ서울 묵동본당) 자매가 포르투갈 국영 방송인 REVIERS-TV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는 등 한국 순례단은 현지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 같은 한국 순례단에 대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은 행사 참가에 앞서 파티마 세계사도직 한국본부 측이 파티마 레이리아 교구장 앞으로 미리 협조 공문을 보내 본부석 중앙제대 바로 옆자리를 배당 받은 덕분으로 한복과 태극부채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결과로 풀이되기도.
한 손엔 촛불 또 한 손엔 묵주
⊙… 포르투갈 콜로나 교구장 요아킴 마이즈너 추기경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1백50여 명의 주교단과 수백여 명의 사제단 공동 집전의 대미사 봉헌으로 피날레를 장식한 이번 행사는 하루 전날 저녁 9시 30분부터 자정이 넘도록 진행된 전야제 행사로 막을 올렸다.
촛불 행사로 치러진 5월 12일 밤 전야제 행사에는 일주일 전부터 파티마 성지 내 복도와 시멘트 바닥에 모포를 깔아 잠을 자면서 무릎걸음으로 묵주의 기도를 바치며 밤샘 기도하는 순례객들을 비롯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의 순례객들이 촛불을 밝히며 정성 어린 기도와 희생을 모아 기도하는 기도의 열기가 뜨거웠다.
촛불을 받쳐 든 세계 각국 순례객들의 「아베 마리아」와 「살베 리지나」성가 소리가 파티마의 밤 하늘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전야제 행사 중 한 손에 촛불, 또 한 손에 묵주를 높이 치켜 들고 눈물 흘리며 감격에 북받친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성지 주변 호텔은 “예약 끝”
⊙… 태평양을 건너 10여 시간 이상의 비행 끝에 가까스로 현지에 도착한 한국 순례단을 비롯 비교적 가까운(?) 유럽지역 순례객들은 20여 시간 이상의 손수 운전 또는 대절버스 편으로 성지를 찾아오는 등 성모 마리아의 초대에 기꺼이 응했다.
파티마 성지 주변의 호텔은 이번 행사가 시작되기 수 개월 전부터 전부 예약이 끝난 상태라 5월 11일 서울을 출발한 파티마의 세계사도직(푸른 군대) 한국본부 측이 주선한 한국 순례단 1백 명은 파티마에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도스 까나리도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는데 행사 시작 5시간 전부터 행사장에는 인파가 몰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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