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크너의 Te Deum은 독일 유학 시절 감명 깊게 부르고 들었던 성음악입니다. 귀국 후 한국에서 연주하고 싶었는데 꼭 6년이 걸렸습니다. 신자들이 국내에서 듣기 힘든 부르크너의 곡들이 연주될 이번 연주회에 많은 기대를 걸어도 좋습니다』
6월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명동 대성당에서 가톨릭 합창단 제 38회 정기 연주회로 「부르크너의 밤」을 마련한 서울대교구 주교좌 성음악 감독 백남용 신부의 말이다.
백 신부는『음폭이 넓고 고음 처리가 많은 부르크너의 곡은 웬만한 합창단에서는 연주가 불가능한 힘든 곡』이라고 소개하면서 『신앙인으로서 성숙한 삶을 부르크너의 영성적으로 깊은 곡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 이번 연주회에 많은 이들이 찾아 줄 것을 당부했다.
가톨릭 합창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아베 마리아를 비롯 부르크너의 모텟트 10곡과 성 암브로시오의 사은 찬미가인 떼데움 등 부르크너의 난해한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부르크너의 곡들은 국내에서 수준 높은 대형 연주단 외에는 연주할 수 없는 힘든 곡들로 이번 정기 연주회에서는 지휘를 맡은 백남용 신부가 라틴 말 가사를 우리 말로 번역, 청중들이 우리말로 그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백 신부는『외국곡들을 그대로 연주하는 게 상례이나 라틴 말의 시적인 맛을 청중들이나 연주자들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청중들이 쉽게 명곡의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게 번역하게 됐다』고 강조하고『될수록 교회의 공식 번역문을 참고했으나 많은 부분은 라틴 말의 어절과 곡의 흐름을 살릴 수 있도록 바꾸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종교음악 특히 가톨릭 성음악에 대한 관심이 열악한 상황에서 백남용 신부의 이 같은 노력은 분명 우리 교회 성음악 발전에 청신호를 알리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신교에 비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한국 천주교 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해 교회 당국과 평신도들이 앞으로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는 백남용 신부의 작지만 의미 있는 노력들은 우리 교회의 성음악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