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바람직한 남한사회 적응과 정착을 위해서는 일회적인 물적 지원 방식의 현행 탈북자 제도보다는 직업교육과 자매결연에 중점을 두는 제도가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은 80년대 말, 쌍무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해 오던 동구권의 붕괴와 함께 사유 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주의 제도, 2년여 동안 계속된 수해 등이 원인이 돼 더욱 가중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지적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가 6월 18일 오후 7시, 명동성당 문화관 강당에서 마련한 민족화해학교 제2단계 1기 강좌를 결산하는 열린 토론회에서 나왔다.
지난 3월 19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15주간에 걸쳐, 23개 강좌를 마치고 마련된 이번 열린 토론회는 수강생들이 강의 중 궁금했던 내용에 관해 학교 관계자와 전문가, 귀순자 등을 상대로 마련됐다.
세종대 남현욱(민화위 교육분과장)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주최 측의 서울대교구 민화위원장 최창무 주교, 상임 위원이자 명동성당 주임 장덕필 신부를 비롯 이종열 통일원 인도지원국장, 외교안보연구원 박두복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이자 귀순자인 조명철씨, 이옥금(귀순자)씨 등이 초청 인사로 참석했다.
이번 열린 토론회는 수강생들이 질문 내용을 서면으로 질의한 것을 주최 측에서 질문을 내용별로 구분,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와 교회의 구체적인 대비책, 북한 식량 상황의 실체, 교회의 통일 준비 등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특히 탈북자들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 준 이날 토론회에서 통일원 인도지원국 이종열 국장은 『현재 남한에는 6백45명의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하고 『금년 6월까지만 해도 46명이 탈북해 올 정도로 매년 그 증가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이들을 위한 대책으로 앞으로 5백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탈북자 정착 시설을 건설, 직업훈련 등을 통해 사회 적응을 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회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귀순자)씨는 『탈북자들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을 위한 정신적인 포용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탈북자는 색다른 인식을 갖기 보다는 같은 동표로서 서로의 진솔한 감정을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덕필 신부는 탈북자들에 대한 국가 사회적인 관심과 함께 교회에서도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특히 『탈북자들의 인권문제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신자 가정과 본당, 교회단체 등과의 자매결연 등을 통해 탈북자들을 내 형제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의 현실에 대해 대외경제연구원 조명철(귀순자) 연구위원은 『북한 동포들은 현재 연간 1인당 1.2kg 정도의 육류를 소비하고 있는 등 연간 2백만 톤 정도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이런 식량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한에서의 식량 지원과 동시에 북한 주민의 사유제도의 도입 등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창무 주교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타당한가?」에 대한 수강자들의 질문에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밉다고 굶어 죽어가고 있는 어린 자녀들을 모른 체 하는 것은 그들을 죽인 공범』이라고 방문하고 『배 고픔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신앙인의 양심으로 도와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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