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극단 「산맥」(이사장=호인수 신부)이 제7회 정기공연으로 「안중근 그리고 도마」를 6월 25~29일 서울 혜화동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서광석(야고보)씨는 「안중근 그리고 도마」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독립 운동가 안중근의 삶 저변에는 신앙인 안중근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고백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서광석씨는 안중근의 총체적 삶을 통해 그가 천주교 신앙에 입각한 휴머니스트로서 이등방문을 저격한 것이지 결코 현재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우발적 충동으로 이등박문을 저격한 테러리스트가 아니었음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연극 제목도 「안중근 그리고 도마」라고 정했다고 한다.
안중근이 일본인 취조 검사 미조부찌와 격론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연극에서 서씨는 안중근의 휴머니즘을 드러내기 위해 「동양평화론」을 설명하는 것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다.
『제게 있어 안중근은 단순히 독립 운동가였다는 점보다 신앙인이었다는 것이 더 흥미를 끌었고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는 실천하는 신앙인이었을 뿐 아니라 사고하는 지성인, 현실적 역사관을 구현한 선각자였습니다』
서광석씨는 이번 연극을 통해 오늘의 교회가 민족사 안에서 어떻게 하느님의 소명에 응답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절박한 명제를 안중근이라는 인물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예전을 졸업하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가톨릭민속연구회를 창단, 처음으로 마당극 「예수전」을 공연한 바 있는 서광석씨는 신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가톨릭 이념과 복음을 전파하는 「전문적인 대중극단」으로 극단 산맥을 키워나가는 데 전력할 것임을 피력했다.
한편 가톨릭 극단 「산맥」은 연극예술 발전을 위해 「번역극은 일체 공연하지 않고 창작극만을 공연한다」 「상업극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지난 1989년 7월 1일에 창단, 지금까지 「독립 제4지대」 「새벽 출정」 「한두 개 솔잎이 떨어졌던들」 「봉선화」 「섬ㆍ섬ㆍ섬」 「안중근 그리고 도마」등 창작 작품을 공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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