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품성사
2) 사도들을 중심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실행된 성품성사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만민을 제자로 만들어 세례를 베풀라는 임무를 부여 받은 사도들이 유다 이스카리옷을 대신할 열두 번째 사도를 선출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사도로서의 직무 부여라는 모습을 맨처음으로 대하게 된다. 부여된 것은 다름 아닌 봉사직과 사도직이라는 특별한 직무였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다시 12사도 공동체가 형성된 후 교회 공동체가 더욱 성장해 나가자 교회 공동체는 그들을 중심으로 그들과 특수한 관계를 갖는 또 다른 협력 직무들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 필요에 의해서 선발된 이들에게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직무를 부여하는 역사가 시작된다. 일곱 보조자들(부제들)의 선발이 그것이다(사도 6, 1-6참조).
그리고 사도들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는 역할과 책임에 있어서 사도들의 직무를 계승한 원로라고 하는 하나의 지도 체제가 교회 공동체 안에 자리잡게 되고 이 원로단이 지방 공동체를 지도해 나갔다. 역할은 다른 활동도 결부됨으로써 다채롭게 소개되지만(예: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복음전파자 그리고 교사의 역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책임 즉 진정한 사도 전래의 전승을 순수하게 보존하고 전수하는 일이었다.
어쨌든 사도 바오로의 사도로서의 특수성이라든지 종종 사도라고 불리웠던 바르나바의 예외적인 경우까지 포함한 일차적인 의미에서의 사도직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기초적인 직무이자 동시에 그 직무 수행자는 특별한 지위에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 성서 안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지위에 따른 임무는 그리스도의 정신대로 이행해서가 아니라 자진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성품성사의 성사성을 지속적으로 간수해 나가는 초기 교회 공동체의 본 모습이었고 또 그 모습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품성사의 일차적인 의의였던 것이다.
그리고 참고로 그 이후의 시대에 군주제의 주교(감독)직이 발전되어 온 내력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원로와 부제들 그리고 주교라고 하는 공직 계층이 일상적인 것으로 출현하게 된 것은 제3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이러한 공직 계층이 두드러지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일이 생겨났다.
첫째, 그들은 처음 몇십 년간 비교적 자율적이었던 봉사 직무를 완전히 주교들만이 점유하는「사목직」에 병합시켜서 접수했다. 둘째, 「증거」와「관리」라는 역할들이 유합되었는데 이유는 12사도의 증언을 계승하는 이로 인정된 원로들과 부제들이「성별된 이들」로 여겨져 왔던 초대 교회 공동체의 관습 및 사고방식과는 달리 금후 주교들이 사제로 불리우게 되었다. 셋째, 공적이면서도 축성된 지도 계층은 얼마 안 가서 나머지 그리스도인들과는 구별되기에 이르렀고 점차 특별한 책임과 특별한 위신, 교회 안에서의 권력과 특혜를 누리는 무리로 발전해 갔다. 결국 그들은「성직자」로서「평신도」와 구별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 지배 계층 안에서도 비록 그 자신들 모두의 존재와 행위가 교회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봉사 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표상하는 성품성사이긴 했어도 서열이 구별되었는데 그것이 곧 주교, 원로, 부제였던 것이다. 3세기 초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힙쁠리뚜스의「사도 전승」안에서 이러한 사실을 읽을 수 있다. 그 이래 교회 공동체 안에서 기능적인 면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는 지도 계층의 상기 서열은 변함없이 계승되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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