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화해를 위한 북한동포돕기 100만인 서명운동이 각 종교별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을 비롯한 각 본당에서는 7월 13일을 기해 일제히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천주교 측 서명운동을 주관하고 있는 서울대구교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는 7월 8일, 각 본당에 보낸 공문을 통해『북한 동포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기업, 언론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민화위는 서명운동이 원활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공문과 함께 서명 용지, 현수막을 각 본당별로 발송, 본당 사목회와 각 단체 등을 통해 서명운동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7월 5일 김수환 추기경과 강원용 목사, 송월주 스님 등 3개 종교 지도자가 참석, 민족 화해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전개된 이날 서명운동에는 서울대교구 내 대부분 본당에서 참여하는 한편 다른 교구에서도 많은 본당이 참여했다.
한편 각 본당에서는 13일 주일미사 때 본당 신부가 강론이나 공지사항을 통해 북한동포돕기 운동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목회나 레지오 단원, 구역반, 대학생 등이 현수막이 설치된 서명대 앞에서 일일이 신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이날 하루동안 벌인 서명운동에서 일부 집계가 안 된 경우를 제외하고 약 1만8천여 명이 서명운동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천주교 측 서명운동 책임자인 오태순 신부와 불교·개신교 측 서명자 명단과 함께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오태순 신부와 서울 평협 박찬도 사무총장과 강주희 사무국장 등은 11일 오전 11시부터 명동 상업은행 등 시내 20여 곳에서 전개된「민족 화해를 위한 북한동포돕기 100만인 가두 서명운동」에 참여,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서명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민화위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타 교구와 수도회, 사도직 단체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이들 단체에 공문을 보내 서명운동에 참여 해 줄 것을 요청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 금융노동조합연맹 성금 1억2천만 원 전달
전국 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추원서)은 7월 11일 오후 4시 30분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 북한동포돕기 성금으로 1억2천만 원을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금융노련 산하 6천여 개의 전국 은행과 회원조합 산하에서 모금한 것으로 금융노련은 이 자리에서 함경남도 직업총동맹에 지정기탁해 줄 것을 김 추기경에게 요청했다.
◆인천교구 역곡본당, 3달째…형제애 실천 한 몫
매 주일 옥수수죽 먹기 체험
인천교구 역곡본당(주임=김재영 신부)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형제애를 실천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 옥수수죽 시식회를 개최하고 있다.
역곡본당은 지난 4월 27일부터 매 주일 오전 11시 미사 후 실시, 석 달째 계속되어 온 옥수수죽 시식회를 통해 북한 동포들에 대한 형제애를 회복하고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북돋우는 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역곡본당은 지난 4월 11일 본당 평협 차원에서 북한동포돕기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임시평협을 개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확정해 통일 때까지 지속적인 북한 돕기를 펼치기로 결정했다.
역곡본당은 이에 따라 홍보 현수막 제작, 북한 실태 비디오 관람, 사진전 등을 통해 북한 돕기에 대해 신자들이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하고 일과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북한 동포 돕기가 실천될 수 있도록 성금을 모금해 왔다.
역곡본당은 지금까지 신립된 성금이 총 5천3백여만 원으로 일부는 이미 교구에 전달한 바 있고 옥수수죽 시식회를 통해서 모아진 성금은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역곡본당은 특히 남북통일 때까지 지속적인 운동 전개를 위해 올해 하반기 안으로 본당 사목조직 내에 공식「북한형제돕기위원회(가칭)」를 구성함으로써 통일을 대비해 교회에서 해야 할 사항을 논의하고 추진키로 했다.
평협 회장 기희준(베다·46)씨는『성금 모금에 참여한 세대가 무려 5백36세대』라며『본당 전체가 약 1천 세대임을 감안할 때 북한 동포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 주임 김재영 신부는『단지 일회적으로 성금을 모금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북한 동포들을 형제로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교구 장성본당, 돼지 저금통 봉헌
살림 어려워도 북 돕기 ‘선뜻’
원주교구 태백시 장성본당(주임=조규남 신부)은 지난 6월 한 달간 본당 전 신자들이 참가하는 북한동포돕기 운동을 벌여 총 2백여만 원의 성금을 모금, 서울대교구 민화위에 전달했다.
국내 대표적인 광산지역을 관할하는 장성본당은『본당 신자들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지만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은 바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라는 정성으로 성금 모금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장성본당은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보고 본당 사회복지비로 돼지 저금통 5백 개를 제작해 전 신자들에게 배포, 전 신자들은 각자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한 희생을 실천해 왔다.
장성본당 조규남 신부는『비록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신자들이지만 정성과 사랑을 다해 모금에 참여했다』고 말하고『다른 본당에 비해 금액으로는 많지 않지만 북한 동포들의 굶주림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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