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부로 값싼 외국 농산물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는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이미 한국교회는 지난해 7월 농민주일을 제정하고 교회가 이들의 문제에 적극 개입, 농촌을 살리기 위해 나설 것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가톨릭 농민회 한 관계자는 『농촌을 살리는 운동에 먼저 전제 조건이 있다.』며 『농민을 더 이상 무식하거나 비천한 사람들로 치부하는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그들이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 생산을 담당하고 고유한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인식의 변화는 곧 농촌의 문제가 생산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살리는 문제 즉 생산자 소비자 공동의 문제여야 한다는 인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7월 20일 농민주일을 맞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정명조 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생산자는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생명의 일꾼으로, 소비자는 도시와 농촌이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즉 농촌을 살리는 길은 생산자 소비자가 운명공동체라는 확신을 가질 때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교회가 농민주일을 제정하면서 구호로만 외쳐지는 외형적 운동에서 벗어나 신자들이 생활을 통해 구체적인 것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승화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들은 3백50만 명 중 5만 명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극히 일부만이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아직도 우리 신자들이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본부 김기태(요한) 홍보부장은 『우리 농 살리기 운동은 이제 본당 등 작은 공동체 조직으로 변모될 때』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농에 동참하고 있는 교구나 조직을 통해 본당 단위의 조직 강화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농운동본부는 이와 같이 보다 실질적인 농촌 살리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 소비자와 생산자 조직을 연계하는 이른바 「우리농 마을」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전라남도 광주 함평 월호리, 경기도 안성 고삼마을 등 최근 우리농본부는 이들 마을을 「우리농 마을」로 지정,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전환시켰으며 소비자 조직과 연계「책임 소비」를 해내고 있다.
경기도 안성군 고삼마을의 경우 95년 2천5백 평의 무농약 유기농 지역이 97년 현재 15만 평으로 늘어난 데에는 이 마을과 직거래 협약을 맺은 서울 개포동본당 신자들의 도움이 컸다.
우리농 관계자들은 『고삼마을 전체가 우리농 마을이 된 것은 소비자 조직인 개포동본당 신자들의 인내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제한 후 『우리농 살리기 운동은 생산자 교육과 더불어 건강한 먹을거리와 생명을 생각케 하는 소비자 교육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수입 농산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기농 비료 개발 등 농사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절감하려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농 홍보에 있어서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부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 농산물이 값싼 외국 농산물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기농 비료, 농약 개발로 인한 생산비 절감과 고품질이 절대적이다. 또한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 조직의 개발과 교육으로 우리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 농촌을 살려야 된다는 의식화가 절실하다.
제2회 농민주일을 맞는 한국교회는 생산자 조직과 소비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면에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시골교구와 도시교구의 연대를 통해 본당 조직을 이용한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 진다면 우리 농촌에도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농」조직홍보부장 김기태씨
“이젠 보다 실제적인 홍보와 전략 필요한 때” 소비자 생산자 공동체 구성ㆍ교육 우선
『몇 년 전까지의 농민운동은 농민운동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원론에 치우쳐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실제적인 홍보와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제2회 농민주일을 준비하고 있는 사단법인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본부 조직 홍보부장 김기태(요한)씨의 말이다.
서울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기태씨는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해 교회가 가장 우선으로 해야 될 일이 바로 소비자와 생산자 공동체의 조직과 교육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그는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을 연계시켜 주는 업무를 벗어나서 교회가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와해되고 있는 농촌 현실에서 이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우리 먹을거리를 살리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국교회는 지난해 농민들을 살리고 건강한 먹을거리 공급을 위해 농민주일을 제정하고, 범교회적 입장에서 이들의 문제를 끌어 안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바 있다. 교구와 본당을 중심으로 생산자들과 직거래를 하는가 하면 농민과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한 세미나, 심포지엄 등 갖가지 사업을 통해 교회는 농민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현재 피폐되어 있는 농촌을 살리고 그러므로 건강한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기태씨는 이에 대해 『이제는 본당 등 소규모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생협운동이 필요할 때』라고 말하고 『농촌과 소비자가 함께 살아야 된다는 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조금 기다려 주는 인내도 필요하다.』며 농촌을 살리기 위해 소비자들의 인내와 격려를 촉구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