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을 맞았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도시민들은 숨막히는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산과 강, 바다를 찾아 떠나게 된다. 가톨릭신문사는 보다 의미 있는 피서가 될 수 있도록 「테마가 있는 피서」를 마련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 및 통일, 환경 보전과 생태계, 우리 농촌 살리기, 문화 유적지 등을 테마별로 소개할 이번 기획은 분단 현장, 훼손돼 가는 자연 생태계 등의 안내를 통해 독자들이 쉽게 그러나 의미 있게 찾아가 볼 수 있도록 꾸몄다.
◆ 환경여행 - 하얀 모래사장에 누워 작렬하는 태양을 만끽하는 것은 여름의 특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연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후세에 깨끗한 자연을 물려 주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길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천혜의 개펄, 강화도
생태계의 보고
강화도에서 가장 귀중한 천혜의 자원은 개펄이다. 개펄은 왕성한 생명력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다. 얼핏 그저 쓸모없는 뻘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온갖 종류의 크고 작은 생물들이 치열한 생존 드라마를 펼치고 있다. 특히 서해안, 그 중에서도 강화도 개펄은 우리나라에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개펄들이다.
인천광역시에 속하는 강화군은 넓이 4백6k㎡, 남북 28ㆍ동서 16km의 섬으로 육지와 육지와 연결되는 강화교가 개통되면서 도시권을 이룬 곳이다.
참성단이 마니산(마리산)에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국난을 극복한 역사의 흔적과 문화 유적지, 관광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가족 단위의 문화 유적 탐방지로 적합한 곳이다.
신촌 터미널에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직행버스가 10분 간격으로 떠난다.
*인근 성당: 강화성당(032-933-2282), 온수성당(032-937-7923)
■맑은 급류의 내린천
태고의 신비 가득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현리에 자리 잡은 내린천은 태고의 신비가 가득 담긴 청정지역으로 수백 년씩 묵은 거목들과 맑은 물, 그리고 열목어와 어름치 같은 민물고기의 보고이다. 상류쪽은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자주 찾고 중하류는 빠른 물살 때문에 급류타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내린천에는 특히 수많은 동물 종과 식물 종이 분포돼 있는데 최근 정부의 인제댐 건설 추진으로 기린면과 상남면 등 일대가 수몰될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과 환경 단체들의 격렬한 반대운동이 일고 있기도 하다.
홍천에서 44번 국도로 25분간 달리다 철정검문소 삼거리에서 우측(현리 방향)으로 들어서고 여기서 다시 40분 가량 달리면 기린면을 만난다. 이 앞을 흐르는 강이 내린천이다.
* 인근 성당: 기린성당(0365-461-5966)
■ 무주 남대천
반딧불이 장관
농약 공해와 공기 오염에서 이제는 할머니 옛날 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반딧불」을 맘껏 구경할 수 있다.
지난 83년 천연기념물 제322호인 「설천면 반딧불과 그 먹이(다슬기) 서식지」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이곳에서 조차 수가 급격히 줄어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대전 또는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무주구천동행 버스를 타고 무주에서 하차, 무주에서 무풍이나 구천동 또는 설천 가는 군내 버스를 타고 설천이나 청량리에서 하차한다.
인근에는 유명한 무주구천동, 덕유산 국립공원, 물한계곡, 황룡사 등이 있다.
* 인근 성당: 무주성당(0657-324-0555)
◆ 분단체험 -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옥수수 보내기 운동 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이 교회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분단의 현장을 찾아가 동족상잔의 아픔을 체험하고 통일을 염원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철원군 「철의 삼각지」
분단 비극의 현장, 비경ㆍ희귀식물 자랑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 「철의 삼각지」일대는 분단 비극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소중함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
특히 이곳은 안보 관광지가 밀집해 있고 탄성을 자아낼 만한 비경들이 즐비해 있으며 4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겨 희귀식물이 많고 원시 상태가 그대로 보존된 자연의 보고로 불린다.
가족 단위로 분단 체험과 역사 기행을 하면서 비경에 취해볼 수 있는 이 지역에서는 백마고지와 구 노동당 철원군 당사, 월정리역, 제2땅굴 등을 견학할 수 있으며 백마고지는 중공군의 공세로 10일간 포탄 30만발이 퍼부어지면서 고지의 주인이 12번이나 바뀐 곳이다.
노동당사는 해방 후 6ㆍ25 때까지 사용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며 애국 인사들을 체포, 고문, 학살했던 곳이며 월정리역은 경원선 최북단의 종착 지점으로 객차 잔해와 함께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비원의 팻말만 남겨진 현장이다.
전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매 시간 운행하는 경원선 열차로 갈아 타고 종착역인 신탄리역에서 하차, 매일 정오 출발하는 비무장지대 백마관광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 민통선 통과를 위해 신분증이 필요하다.
주일에는 인근 철원성당(0353-55-2035)에서 미사 참례가 가능하다.
■천혜의 비경-백령도
북과 가장 가까운 섬, 규조토 해변 유명
북한과 가장 가깝게 있는 넓이 46.12평방킬로미터의 섬으로 국내 8번재 큰 섬이다.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어서 소정의 절차가 필요하나 일단 들어가면 자연 그대로의 섬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심청이가 몸을 던진 인당수가 보이며 홍어 등이 많이 잡히고 해삼, 전복 등 어종도 풍부하다. 진촌리 북쪽 해안에는 취근 모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국내 유일의 물개 서식지인 물개 바위가 있고 용기 포구 옆에는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는 규조토 해변(사곳해안)이 있다.
수심이 매우 낮고 경사가 거의 없는 사곳해수욕장은 크고 작은 기암절벽으로 둘러 싸여 절경을 이루고 해변 후면에는 검푸른 해송지대와 해당화 나무가 어우러져 시원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백령도는 군사 요충지로서 남북한의 대치 상황을 긴장감 있게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피서와 분단 상황을 가장 실감 있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인천 연안 부두에서 표를 사서(신분증 지참) 선박을 이용하면 쾌속선으로 4시간 소요되며 현지 숙박 시설도 충분하다.
주일미사는 백령도성당(032-836-1221)에서 참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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