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오늘도 예수님께서 생명의 음식에 대해 언급하십니다. 앞으로 8월 말까지 4주간 동안 계속되겠습니다.
오늘 복음 내용을 살펴봅시다. 빵의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육신에 필요한 빵만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힘 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 쓰라』『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 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 35)라고 바야흐로 성체에 대한 언급을 시작하십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군중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못 알아듣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알아듣게 하려고 애쓰십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체성사에 대해 서론을 말씀하시는 고로 저도『내게로 오는 사람은 배 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 마르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주제로 강론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 고픔과 목 마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육신적이고 물질적인 요구입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공생활 동안 당신께 몰려드는 모든 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의 요구를 들으시어 현세적인 구원을 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병자들에게는 병의 치유를 주셨고, 배 고픈 이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당신께 요청하는 자에게 원하는 바를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도 그분을 본받아 인간의 현세적인, 육신적인 사정을 돌보는 사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불우한 이들을 위해 양로원, 고아원 같은 것을 만들어 운영했으며 병자들의 치유를 위해 병원, 요양원 등도 만들어 수도자들로 하여금 평생동안 봉사케 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영혼적, 정신적인 배고픔을 그리스도 안에서 해결시켜 준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루가 4, 4). 영혼과 육신으로 결합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는 영혼의 병도 고쳐 주셨습니다. 갈증을 풀어 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에 대해서 말씀하셨으며(요한 4, 13~14), 니고데모와의 대화 (요한 3, 5~7)에서도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것, 그리고 세례자 요한을 통해 회개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라고 권면하심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선언하셨습니다. 그의 산상설교(마태 5장)는 그 극치를 이룹니다. 아무리 부유한 사람이라도 공허와 고독과 정신적 가난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면을 해결하고 희망을 주는 복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공허한 마음에 성령을 충만히 불어넣어 주셨습니다(사도 2, 1 이하). 이리하여 역사의 기원이 예수님 중심으로 바뀔 만큼 온 인류의 정신적, 영혼적 갈증을 해갈해 주셨습니다.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인간들에게 육신적, 영혼적인 배 고픔과 갈증만 해결해 주시고 「깜짝 쇼」만 하시고 승천하셨을까요? 아닙니다. 세계 정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이 예수님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공자 소크라테스 플라톤도 있습니다. 또 내로라 하는 철학자 사상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들과 예수님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우선 그들은 인간이었으며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예수님은 부활하신 하느님이셨습니다. 특히 마귀에게 시달림 받는 사람들에게 악마의 세력에서 구해 주심으로써(루가 9, 37) 하느님의 능력이 악의 세력을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시고「새 하늘과 새 땅」(묵시록 21, 6~7)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지도 않았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도구로서 자신을 내어 주지도 못했습니다. 영원한 생명에의 길을 제시하지도, 알지도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그분은 영원한 생명의 길을 명백히 제시하셨을 뿐 아니라 이를 얻은 비법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무한과 영원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그것을 채워줄 방법까지 주고 가셨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음식」입니다. 그 음식은 무엇일까요? 바로 예수님의 몸입니다. 예수님 자신입니다. 자신을 음식으로 온전히 내어 주심으로써 온 인류에게 영원한 삶을 주신 분은 오직 그분 예수님 한분 뿐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군중들은『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하고 간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음식으로 자신을 내어 주신 그리스도께 감사 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세적인 눈으로 판단하지 말고 신앙의 눈으로 그분을 받아 모시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영혼에게 위로를 주고, 힘을 주고, 급기야는 구원을 주는 불사약인 그리스도의 성체를 인정하고, 확신 속에서 받아 모시도록 노력합시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참된 음식이고, 음료이시고, 우리의 희망이시요, 우리의 미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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