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30개의 본당을 신설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만큼 우리 교구민들께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어려운 살림살이가 걱정스럽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 마땅한 일이기에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교구의 사목적 역량을 모을 생각입니다.”
인격적인 만남이 가능한 본당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의 의지는 확고했다. 황 주교는 그 전제로 만남과 소통을 강조했다.
“주일미사나 전례에 참례하는 보통 신자들이 본당신부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일년 가봐야 몇분도 안 됩니다. 지금의 본당 여건에서는 본당신부도 교우들과 가족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서로가 알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는데 무슨 소통이 되겠습니다. 또 소통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서로를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부산교구가 추진하는 본당 신설 사업도 이러한 전제와 사목적 취지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황 주교는 특히 교구 사제들의 동의와 참여에 큰 의미를 둔다. “교구 신부님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 “신부님들이 합의해서 매년 40억씩 모으기로 했다”고 강조하는 황 주교의 말에 자부심과 고마움이 짙게 배어 있다.
이번 사업을 위해 부산교구 각 본당은 별도의 분담금을 마련해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교구민들의 몫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황 주교는 “재물도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며 “하느님 사업을 위해 맞갖게 쓰여질 때 하느님께서 더 큰 축복으로 갚아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주교는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가 꼭 규모가 작아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단지 소통과 만남이 가능한 적정한 본당 공동체가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 주교는 아울러 “2007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기점으로 ‘복음화’와 ‘쇄신’을 기치로 교구의 사목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본당 신설도 이러한 사목지침과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가 바라는 교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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