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튜티앙상블 예술감독, 무직클람머 대표, 피아니스트 등. 김지현(소화테레사)씨를 소개하는 수식어는 한두 개가 아니다. 김씨는 그 중에서도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를 선호한다. 뼛속부터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이다.
# 나는 ‘피아니스트’다
김씨는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이옥희(수산나) 선생의 영향이 컸다. 뱃속에서부터 음악을 듣고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음대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전부터 수차례의 독주회와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1년 학업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더불어 어머니가 1988년 창단한 ‘서울튜티앙상블’과 문화기획을 위한 무직클라머 대표이자 기획자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1년에 한 번은 꼭 연주회를 열고 자주 연주되지 않는 곡들을 청중들에게 선사할 만큼 ‘피아니스트’로서의 본업도 충실히 한다.
“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다가도 막상 연주회가 끝나면 또 하고 싶어져요.”
음악가의 피가 몸 전체에 흐르는 그에게서 ‘음악’은 빼놓을 수가 없다. 마지막까지 피아니스트이고 싶다는 김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3~4시간씩 연습하시고, 새로운 곡을 연주하시는 어머니와 같은 피아니스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음악은 ‘나눔’을 타고
연습광인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김씨도 많은 연습을 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연습이 아니다. 발달장애, 시각장애, 서울시 차상위계층 가정 어린이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연습한다. 게다가 의왕라자로마을과 삼성의료원 원목실에서 미사 반주까지 하고 있다. 이 역시 교회와 사회에서 음악을 나누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집안 내력이다.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저는 너무 많은 축복과 사랑을 받아서 그걸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하는 일들을 절대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씨는 3년 전부터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무료음악회 ‘카르페디엠’(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을 기획, 진행해 오고 있다. 전문공연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기쁨과 감동이 더 크다.
적극적인 성격의 김씨는 뭐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하는 공연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카페 내 그랜드피아노도 그가 직접 수소문해 구한 것이다. 그런 노력 덕분에 이제는 단골 팬도 생겼다. 청중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이 공연을 좋아하는 연주자들도 늘었다. 물론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의 ‘빵빵’한 지원도 한몫했다. “산다미아노는 단순히 공간을 제공받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연주자도, 청중도, 기획자도 모두 기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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