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동반 참가 눈길
⊙… 이번 도보 성지순례에는 가족들이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군종교구 방패본당의 강효진(레지나)씨와 김정애(막달레나)양도 모녀지간에 함께 참석한 경우로 강씨는 『오랜만에 딸과 함께 하는 성지순례여서 기쁠뿐 아니라 도보순례를 통해 신앙선조들의 고생스러움을 뼈저리게 실감했다』고 피력했다. 김양은 『힘든 고비마다 엄마가 함께 하며 격려해 줘 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례기간 중 덕손(德孫)
⊙… 차량 봉사자로 참석한 이정환(테오도로)씨는 순례기간 중 첫 친손주를 봐 경사를 더했다. 이정환씨는 『첫 손주가 딸이길 바랬는데 정말 딸을 낳았다』며 『도보순례에 참가한 인연으로 하느님께서 큰 축복을 내려 주셨다』고 기뻐했다.
다친 손으로 간호
⊙… 이번 도보 성지순례의 가장 숨은 공로자로 인정 받고 있는 이들은 의료 봉사팀의 송재민(뽀리나)씨와 박미숙(비비안나)씨.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들인 이들은 가톨릭역사순례회 단원으로 매월 도보 성지순례를 하는 꾼(?)들이다. 손을 다쳐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참가한 송민재씨는 수간호사답게 능숙하게 환자들을 처치했고, 박미숙 간호사는 매일 발바닥 물집을 잡는 솜씨가 발전을 거듭 『이 분야만큼은 개원해도 될 만큼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타가 공인했다.
물 공급 군 작전 방불
⊙… 30도가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이번 도보 성지순례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식수」조달과 「식중독 예방」이었다. 권순기 단장을 비롯한 진행봉사자 팀은 순례단의 탈진을 우려, 무쏘 차량에 생수 20여 상자를 싣고 물을 공급했으며, 혹 더위로 인해 도시락이 상할까봐 점심시간을 정확히 맞춰 도시락이 조달될 수 있도록 사전답사 기간동안 도시락 업자를 데리고 현지를 돌아보고, 당일에는 무선통신 등을 통해 「도시락 공수작전」에 만전을 기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은 양념
⊙… 계성여고 1학년생인 서울 가좌동본당 안성찬(율리엣타)양과 임수진(베로니카)양은 행사 시작 하루 전인 7월 27일 경남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에 도착, 감자와 양파를 까는 등 8시간 봉사활동을 해「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아 가기도. 이들은 『집이 그립고 학교에 이처럼 가고 싶다고 느껴지긴 처음』이라며 『힘들 땐 짜증도 났진만 모든 프로그램을 끝내고 보니 한계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기로 북 실정 실감
⊙… 이번 도보순례는 거의 산길을 행군하는 난코스여서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무더위가 아니라 『배고픔』이었던 것으로 종합됐다. 처음에는 밥맛이 없어 남기던 학생들이 3일째 죽림굴 가는 길에선 도시락을 2-3개씩 받아가 먹는가 하면 한 학생은 『소화가 안돼 소화제를 먹고 걸었더니 너무 배가 고파 혼났다』고 할 만큼 배고픔을 호소하기도. 또 한 남학생은 『이번 순례동안 굶주림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가를 알게 됐다』며 『빨리 통일이 되어 굶어 죽어가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이 기아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즉석서 북 돕기 모금
⊙… 폐막미사 후 「불의 예식」을 갖는동안 즉흥적으로 북한 돕기 모금운동이 전개돼 90만6천6백90원이 모금,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 8월 2일 전달됐다. 모금한 성금은 부산교구장 이갑수 주교가 격려금으로 권순기 단장에게 내놓은 50만원과 권순기 단장이 10만 원, 이성구 지도 신부가 10만 원, 박태선 봉사자가 10만 원을 냈고, 청소년들이 11여만 원의 성금을 모금함에 냈다.
휴가이용 참가
⊙… 이번 청소년 도보 성지순례 코스 개발에서부터 답사까지 노고를 아끼지 않은 부산 만덕본당 주임 오창근 신부는 이번 순례를 위해 휴가를 내어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사장신부 격려
⊙… 도보 성지순례 첫날과 마지막날 순례단을 일일이 격려한 가톨릭신문사장 최홍길 신부는 폐막미사에서 『우리 순교자들이 피 흘려 지켜준 고귀한 신앙을 도보순례를 통해 통일을 열망하는 마음으로 승화시켜 나가자』고 강조하고 순례단의 노고와 인내심을 치하했다.
◆도보 성지순례 폐막미사 이갑수 주교 강론 (요지)
“순례의 결실은 사랑”
졔2차 전국 청소년 도보 성지순례에 참석한 청소년 여러분, 긴 여정의 마지막을 부산교구에서 장식하게 된 것과 파견미사를 주례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평소에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갈구해 온 하느님의 사랑과 뜨거운 정으로 이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린 순교선열들의 희생을 직접 보고, 같이 땀을 흘리며 체험하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있어 이번 도보 성지순례는 아주 중요한 체험일 것입니다. 아주 덥고 어려운 도보순례였지만 땀 흘리며 바친 희생의 대가는 여러분의 머릿속에 깊이 남을 것입니다.
또 여러분이 몸과 마음을 다해 믿는 그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재점검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 돌아가시면서도 원수들의 용서를 빌었습니다. 왜 예수님은 원수들을 용서해 달라고 하셨고 그 힘이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합니까?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바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의 힘은 행동으로 이웃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이 사랑의 힘으로 여러분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활 속에서 여러분을 헐뜯고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면 사랑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 계속 기도해 주고 알게 모르게 사랑해 주면 그 친구는 무릎을 꿇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핵폭탄으로 세상을 이긴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사랑입니다.
대가를 바라는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 처럼 아무런 대가없이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사랑이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살아가십시오. 여러분의 앞날에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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