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이든 회색빛이든 정보화 사회는 우리 곁에 도래하고 있다. 정보화의 물결은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와 그 구성원, 복음 선포방식 자체까지도 새로운 변화를 겪도록 요청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정보화의 조류에 적응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정보화의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교회 정보화 추진 상황을 검토하고 문제와 과제를 도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가톨릭신문은 현 단계 한국교회 정보화의 현황을 살펴 보고 모든 비효율적인 요소를 줄이면서 올바른 정보화 시대의 교회를 위한 방향을 모색해 본다.
「정보화」, 「정보 사회」는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미래의 사회상을 규정하는 가장 빈번한 표상이다. 「컴퓨터」, 「인터넷」, 「PC 통신」, 「전산화」, 「디지털」, 등은 현대와 첨단을 논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용어들이다.
실제로 정보화의 진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변화를 가져 오고 세상 속에 사는 교회 안에도 그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얼마 전 획기적인 교회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립한 바 있다. 비록 여건이 성숙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 정보화 의지와 취지에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를 중심으로 의욕적으로 시작한 모세 프로젝트는 종합행정망, 사목행정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한국교회 최초의 가톨릭 종합정보화 사업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좌초됐다. 좌초된 프로젝트는 언제 이양될 수 있을지 또는 그대로 물 밑에 아주 잠겨 버릴지 알 수 없다. 프로젝트가 무산됨으로써 오히려 한국교회 정보화를 후퇴시켰고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의견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나름대로 한국교회 정보와 추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한국교회 전체의 적극적 선택이었고 추세에 잘 움직이지 않는 교회 특성상 「의외」였다고 느낄 만큼 의욕적인 계획이었다. 적어도 정보화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 입안과 추진 과정에서 교회 정보화의 필요성에 대한 일차적인 합의는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산화가 정보화의 모든 것은 아니다. 정보화는 오히려 전산화의 개념만으로는 파악할 수도, 전망할 수도 없는 사회 전 영역의 변화를 의미한다. 인간 심성, 가치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까지를 포괄하는 총체적 변화에 대한 사목적 연구, 하나의 조직으로서 교회의 목적과 구조 등에 대한 연구 등 기술적 요소에 앞선 신학과 사목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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