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설구」(대표-강희호ㆍ대전 유성구 봉명동 558-4)의 전문 요리는「설구정식」이다.
「설구」란 말이 낯설다. 눈설자에 개구자를 쓴다. 소위「보신탕」으로 알려진 것이 다름 아닌 설구정식.
이곳의 설구정식은 매우 독특하다. 「설구진미」란 말이 절로 나온다. 설구정식은 코스별로 다양하게 조리된 음식이 나오는 게 우선 눈에 띈다.
뜨끈한 육수와 함께 수육이 먼저 나온다. 장에다가 들깨를 풀어도 되고 겨자를 곁들이든가 아니면 소금으로만 간을 맞추든가 입맛 따라 고를 수 있다. 수육의 구수한 맛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다음 요리는 무침. 고기와 부추, 깻잎, 방아잎, 양파 등을 양념으로 버무려 볶아 낸다. 구수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일품이다.
세 번째 나오는 것이 구이다. 『개고기는 생 것으로 굽지 않는다』는 것이 전통 의학서의 지침. 따라서 삶은 고기를 다시 구워 낸다. 「훈제 요리」인 셈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탕도 조리 방법이 일반과 다르다. 뻑뻑하지 않고 맑은 국물에 담백한 맛이 초보자(?)들도 거부감이 없을 것 같다.
「설구」란 말은 강희호 (돈보스꼬)씨의 손윗 처남인 나기순 신부(서천주임)가 지어준 이름. 전래되는 속담에서 힌트를 얻었다. 6년째인 유성설구는 저녁엔 예약이 대부분이고 낮인데도 4~50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비좁다.
4인 기준 설구정식이 4만8천 원. 토종닭 백숙과 도리탕도 준비돼 있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보신탕 업으로는 허가가 안 납니다. 그러니 암암리에 유통되고 탈세니 위생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양성화해서 정부가 관리하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게 해야지요.』
강씨는『설구는 엄연한 전통 음식』이라며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을 꼬집었다. 연락처=(042)822-8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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