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와 오염에 찌든 현대인들은 자연과 천연을 찾는다. 또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어릴 적 집에서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준 고소하고 부드러운 두부 맛을 기억하고 있다. 밀려드는 서구식 외식문화에도 불구하고「묵은 맛」을 찾는 이들은 서초동 법원 맞은 편 보람은행 뒷골목「기와집 순두부」에서 그 맛을 볼 수 있다.
이 집은 양평 가는 길에 있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조안면「기와집 순두부」의 서울 지점이다. 문을 연 것은 지난 94년 6월. 문 연지 3년 남짓이지만 이미 각종 방송사와 신문사, 잡지 등에서 40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유명한 집이다. 팔순 장모로부터 그대로 전수 받은 옛두부 맛이 사람들을 끈다.
메뉴는 단순하다. 식사로는 순두부와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은 콩비지, 생두부가 인기다. 안주류로는 팬에 지져낸 군두부, 녹두전, 제육이 좋다.
두부전골도 시원한 국물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모든 요리는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여러 명이 어울려 몇 종의 음식을 같이 시키면 코스 요리처럼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다.
「기와집 순두부」의 매력은 맛만 아니다. LG화학 홍보이사로 퇴임한 대표 안광윤 (스테파노·53)씨는 지금까지 두부를· 직접 만드는 것은 물론 화장실과 주방 하수구를 직접 청소한다. 지난 4월에는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마련한 2백주년 장학회 기금마련 행사를 위해 장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정갈하게 정돈된 실내에는 거슬리지 않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등잔, 촛대, 인두, 다리미, 맷돌, 화로, 다듬잇돌 등 전통 생활 집기들로 장식했다. 안씨는「손님은 왕」이라기보다는「고향을 찾아온 옛 친구나 가족」으로 생각한다. 나올 때 원하는 손님에게는 비지 한 봉지씩을 나눠 주기도 한다.
* 연락처:(02)599-0579, 537-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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