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별성사의 효과 교리
<교리서>는 트렌트 공의회 제7회기를 통하여 규정하고 내놓은 성사에 관한 교령의 일부(덴징어 1605-6)를 참조하면서 『신앙 안에서 정당하게 거행된 성사는 그 성사가 의미하는 은총을 준다』고 밝히면서 『성사는 그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일하고』계시고 『성사가 의미하는 은총을 주시기 위해 성사 안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힌다(1127조). 그리고 <교리서>는 『세례성사, 견진성사와 신품성사는 성사의 은총뿐 아니라 성사의 인장, 즉 인호를 새겨』주는데 『이 인호를 통해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며, 각기 다른 신분과 역할에 따라 교회의 지체를 이룬다』(1121항)고 가르친다.
① 개별 성사들의 은총
<교리서>가 트렌트 공의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성사의 효과는 『은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 성상의 은총이라는 것은 1129조와 1131조에서 부연하듯이 『각 성사에 고유한 은총』을 뜻한다. 세례의 경우 『성화하는 은총』,즉 『의화의 은총』, 견진의 경우『세례성사의 은총을 성장시키고 심화시키는 은총』성체의 경우 『그리스도 예수와 긴밀하게 일치하는 것』즉 세례성사 때 받은 은총의 생명을 보존하고 성장시키고 새롭게 하는 은총 그리고 고해의 경우 『하느님의 은총을 회복시켜 주고 지고한 우정으로 하느님과 결합하게 해 주는 것』, 병자의 경우 『중병이나 노쇠 상태 특유의 어려움들을 이기기 위한 위로와 평화와 용기의 은총』성품의 경우 『사제이시며 스승이요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이 되는 은총』혼인의 경우 『부부의 사랑을 완전하게 하고, 해소될 수 없는 그들간의 일치를 강화』하고 『부부 생활과 자녀 출산과 그 양육을 통해서 서로 성덕에 나아가도록 도와주는』은총을 준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교리서>가 가르치는 바 각 성사가 의미하는 은총이자 각 성사에 고유한 은총을 준다고 할 때의 그 은총이 성사 밖에서 (혹은 교회 밖에서)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인가? 그리고 주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으나 주어진다면 그 은총은 주어진다는 은총과 다른 그 무엇인가?
신약성서를 보면 세례와 주의 만찬의 효과를 특징 짓는 일련의 상징적인 표현들이 눈에 띈다. 세레는 수세자를 예수 그리스도의 내적 존재(사도2, 38:8, 16:19, 5:1고린 13, 16:마태 28, 29 참조)와 역동적으로 연결시켜 자리매김한다. 즉 수세자를 예수님의 죽음과 매장에 참여하게 하고 죄의 용서와 성령의 선물을 주는 것은 믈론이요『세정』과 『성화』(1고린12,13)를 이루게 하며 그리스도의 교회적인 몸에 합치시키고(1고린 12, 13) 새로운 탄생으로 인도하며 (요한 3, 7:디도 3, 5 참조)하느님의 왕국에 들어갈 수 있게 하고 (1고린 10, 17)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케 하며(1고린10, 16) 영적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 해방시키고(요한6, 35) 예수님과 그리고 함께 하는 이들과 지속적인 일치를 이루게 하며(요한6, 56)『생명』을 주고(요한 6, 35. 53)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가능하게 한다(요한6, 54). 여타의 의식들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죄인에게 발해진『자유롭게 해 주는 말』이라든지 원로들이 행하는 안수가 그것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죄의 사함을 전달한다(요한20, 23). 즉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을 주는 것이다(2니모1, 6).
그런데 성사의 풍부한 상징 체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트렌트 공의회는 성사들의 효과를 『의화』를 베풂(덴징어 1604-1608) 정도로 축소시켜 교리화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고 성사를 대단히 협의로 그리고 추상적으로 이해한 스콜라 신학도 성사의 효과가 배령자에게 『성화 은총』을 베푸는 것 정도로 언급하고 말았다.
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미 가르친 바 있듯이 (S.Th.III62, 2) 각개 성사들은 『은총의 방법』들답게 각각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는 그대로의 차이가 있는 『성사 은총들』을 베푼다. 그 성사 은총들은 인간의 실존적 발전에 깊게 관련되어 있다.그리고 트렌트 공의회도 비록 성사의 효과를 충분히 숙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인간의 발전에 성사의 효과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제7회기의 선언문 서언을 보면 성사를 통해서 『모든 참된 의화가 시작되거나 자라거나 하고 그 의화를 상실한 후에도 다시 회복된다』(덴징어1600)고 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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