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군수=박용국)이 부엉골 신학교 터 인근의 강천면 도전리에 폐기물 종합처리장을 설치하려는 것에 반대해 강천면 19개 리 중 15개 이장이 집단 사표를 제출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한 강천면 주민들은 이번 쓰레기 매립장 선정이 여주군의 대표적 밀실행정의 산물이라고 반발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강천면 강천2리를 비롯한 15개 리 이장들은 8월 6일 여주군에 집단 사표를 제출하고 「강천면 쓰레기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김종만)를 설치했다.
강천면 쓰레기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는 8월 11일자로 여주군청과 경기도청, 환경처 장관, 국무총리실,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폐기물 종합처리장 철회를 촉구했다.
강천면 쓰레기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는 또 8월 20일 여주군청 앞에서 폐기물 종합처리장 반대 궐기집회를 열고, 이천 군민과 연대해 반대 서명운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여주 군의원은 『쓰레기 매립장은 설치 후 이용 가치도를 더 중요하게 따지고 난 다음 건립해야 한다』며 『무조건 버리기 위한 쓰레기 매립장 설치는 잘못된 행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여주군이 현지 선정한 강천면 폐기물 종합처리장은 남한강에 인접해 있어 침출수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쓰레기 매립장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환경 여건이 맞는 대안을 갖고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언론 동향
“주민 의사 관계없이 여주군 강행 향토 유적지 보호 차원서도 부적합”
지역신문인 여주신문은 8월 13일자 1면 머릿기사로 「강천, 섬 강변 쓰레기장 확장-1백50년 전 천주교 신학교 터 매립 위기」이란 제목으로 상세히 다루었다.
여주신문은 『여주군에 매립장 부지를 신청했던 부평1리 이장 이황주씨가 이를 취소했으나 주민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여주군이 쓰레기 종합처리장 부지로 선정한 강천면 부평리 섬 강변 일대는 1885년 천주교 제2 신학교가 설립됐던 천주교 성지로 알려져 향토 유적지 보호 차원에서도 쓰레기장 부지로 적합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천면민 움직임
“내년 4월 단체장 선거 의식, 유권자 가장 적은 강천면에 설치”
강천면 일대는 현재 「쓰레기 매립장 결사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들이 동네마다 곳곳에 설치돼 있다.
여주군 폐기물 종합처리장 부지가 청정 지역인 강천면에 선정된 것은 현 박용국 여주 군수가 내년도 4월에 있는 단체장 선거를 대비 여주 군민의 표를 의식한 무리한 밀실 행정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창기 여주 군의원은 『박 군수가 지역 내 유권자가 가장 적은 강천면 지역에 쓰레기 매립장 설치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단체장 선거에만 치우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불쾌해 했다.
강천 면민은 4천8백여 명으로 이 중 유권자는 3천여 명 밖에 안 돼 여주군 내에선 가장 적은 유권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창기 의원은 또 『현재 설치하려는 여주군 폐기를 종합처리장 부지는 남한강 상류로 유입되는 섬강과 불과 직선 거리로 4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뿐 아니라 여주 군민과 이천 시민의 식수원인 취수장이 인접해 있어 상수원 상류에 쓰레기 매립장이 설치되면 여주군과 이천시의 전 주민들은 오물을 먹고 살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가야리 김성이 전 이장은 『현재 상수원 보호 관련법에 따르면 상수원 취수장 16km 이내에는 어떤 건물도 짓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상수원과 불과 4km 인접 지역에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법을 무시한 밀어 붙이기식 밀실 행정은 이젠 그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천2리 이장 원홍재씨는 『여주와 이천 주민들의 식수뿐만 아니라 이곳 상수원 물로 진로소주와 OB맥주, 코카콜라를 생산하고 있어, 전 국민이 오염될 음료수와 주류를 먹게 될 것』이며『섬강 인변의 산간 토지에 매립장을 설치할 경우 관리 감독이 안 돼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치 반대의 주장
“30억으로 일부 주민 매수해 밀실서 결정 도저히 묵과 못해”
강천면 쓰레기장 설치 반대 추진위원회는 『여주군이 강천면 도전리에 설치하려던 폐기물 종합처리장이 강원도민의 반대로 경기도가 불허하자 설계 용역비 수억 원을 탕진하고서도 십만 군민에게 한 마디의 사과나 해명 없이 일방적으로 강천면 부평1리 부엉골 일대를 폐기물 처리장 부지로 선정한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
쓰레기장 설치 반대 추진위는『주민자치 시대에 여주군이 면장이 임명한 리장, 새마을 지도자, 부녀회장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부평1리 이장외 몇 인에 대하여 의견만 수립해 부엉골 일원에 쓰레기 매립장이 적합하다 하는 것은 행정 행위에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부엉골 지역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부평1리 일부 주민을 30억이라는 거금으로 매수하여 밀실에서 결정한 강천면 쓰레기장 설치는 강천 면민으로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 태도
“집단 이기주의적 반대 안해 환경오염문제 검증되면 이의 제기 않을 것”
한국교회사연구소(이사장=최석우 신부)는 8월 11일자로 지난 7월 30일 여주군이 공고한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계획의 결정」공고에 대한 이유서를 제출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이유서에서 『여주 군수와 군청 측의 담당자가 본 법인에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이기에 천주교 측의 반대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의사 표명을 하고 또한 지난 번 도전리 쓰레기장이 천주교 측의 반대로 무산되었기에 이번에 추진이 되지 않으면 여주군 내에서는 앞으로 쓰레기 매립장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본 법인의 입장을 집단 이기주의로 여기는 불순한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또 『현재 야기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가 충분한 검증을 통해 해소된다면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천주교회의 사적지인 동시에 경기도의 사적지인 이곳이 결코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인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회 내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수원교구청이 조만간 「매립장 선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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