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복지 21세기를 부르짖고 있는 마당에 장애인에 대한 복지 혜택이 늘어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 예산 0.15% 불과
재정경제원의 98년도 예산 협의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장애인 부문 복지예산이 97년도 수준보다 1.9% 감소된 9백20억 원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올해의 정부 일반 회계예산 60조원의 0.15%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 중 장애인 시설 지원예산 내 기능 보강비는 애초보다 40%나 삭감돼 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 장애인 정부 정책 의심
또한 8월 20일 정부발표에 따르면 재경원은 긴축재정을 한다면서 98년도 정부 예산을 올해보다 5~6% 늘려 잡으면서도 장애인 시설 운영비는 이에도 못 미치는 4% 정도만 늘리기로 했다. 그렇지만 장애인 시설의 수용인원 수가 늘어남으로써 1인당 지원되는 비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실제 시설 입소자들의 복지는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1년치 책정예산을 모두 써버려 2/4분기부터 대여를 중단하는 소동을 겪었던 「저소득 장애인 자립자금 융자」 지원이 내년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인 84억 원에 머물러 과연 장애인 복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내게까지 하고 있다.
◆자립금 지원, 무산될 위기
이런 일련의 문제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의 반발이 드세지자 보건복지부는 98년도에는 2백52억 원에 상당하는 저소득 장애인 자립자금 예산 확보를 위해 재경원과 협의 중에 있다고 회신을 보내 왔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장애계의 반발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 일관성마저 없어
아울러 재경원은 상시 근로자 3백 인 이상의 사업체로서 근로자의 2%를 장애인으로 고용하지 않는 업체에 부과하고 있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폐지하고 장애인 고용을 위한 사업비를 일반회계로 충당하겠다는 안을 내놓아 지금껏 시행해 왔던 정책의 일관성을 스스로 흐트린다는 비판도 자초하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재경원은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기업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기업 부담금이 기업의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전경련이나 경총 등 사용자 측의 의견이 접수돼 검토 중일 뿐이라고만 설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을 잃고 있다.
◆장애인 고용제도 흐지부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업체의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장애인 직업훈련 사업을 촉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부담금을 징수함으로써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강제할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정부 투자기관조차 2% 의무고용 못 지켜
따라서 정부 투자기관이나 출자기관조차도 2퍼센트 의무 고용비율을 못 지키고 있는 실정에서 이런 논의 자체가 자칫 이 규정마저 무효화시키는 방향으로 흐를 염려가 다분히 있다. 또한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준답시고 부담금 자체를 일반회계로 돌리고 이를 다시 조세 저항이 덜한 경유세, 교육세 등의 간접세 징수를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손쉽게 대처해 버린다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복지 관념과 의지는 퇴색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가난한 이웃 배려」 당연
21세기가 한창 장밋빛 색채로 선전되고 있는 요즈음 우리는 일반인들의 시야가 미처 미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이렇듯 가장 어려운 이들에 대한 배려는 오히려 퇴조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항상 약자와 가난한 자의 편에 서 왔던 우리 교회는 새로운 3천년기를 준비하며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비추고 조망할 수 있는, 나아가 함께 껴안을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을 점차 구비해 나갈 수 있도록 고민을 서둘러야 하겠다. 사회와 생활의 질 개선은 의식의 개선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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