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극단 「유」를 창단, 정통극을 통한 연극 부흥시대를 모색하고 있는 연기자 유인촌(토마스)씨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연극제」에 특별 공연작으로 6개 국어로 연기하는 「리어왕」을 공연한다.
제27차 국제극예술협회(ITI) 세계총회와 세계연극제 개막을 알리는 특별 공연작 리어왕은 9월 10~1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막을 올린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의 리어왕 공연에는 우리나라와 독일, 일본, 미국, 불가리아, 멕시코, 하이티 등 6개국 18명의 연극인들이 출연, 각기 자기나라 말로 공연한다.
리어왕은 출연 배우들이 각기 자기 나라의 언어를 사용, 성서의 바벨탑 사건 같은 언어 혼란의 상태로 관객을 몰고 가지만, 셰익스피어의 언어 연극을 다국적 배우의 몸으로 해체, 언어의 벽을 뛰어 넘어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보편적 정신을 전달해 주고 있다.
연출가 김정옥씨는 『연극 리어왕은 세계연극제의 정신에 따라 언어를 넘어선 세계인의 우정과 화합의 이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적 굿판과 서구의 정서가 어울어진 실험적 연극』이라고 말했다.
리어왕은 대사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배우의 개성과 의식을 최대한 반영하여 줄거리를 쫓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이 돋보인다.
무대는 2천년 전의 한반도와 만주 일본 왕족 역할의 배우들은 우리 전통 문양이 새겨진 화려한 옷을 입고 나오고, 북과 창 씻김굿 등을 이용한 살풀이 의식을 통해 리어왕의 비극을 진혼한다.
『셰익스피어가 오늘 이 시대에 살고 있다면 우리처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연출가 김정옥씨의 의도처럼 리어왕은 고유성과 세계성을 갖춘 연극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3억 원의 제작비를 조건 없이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유인촌씨는 『연극 리어왕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극단 유는 리어왕을 부산과 일본, 미국, 독일 등지에서 순회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문의=(02)3444-06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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