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기자 출신으로 현재 부산 국제신문 사회부 기자로 재직 중인 강동수(프란치스꼬·37)씨가 소설집 「몽유 시인을 위한 변명」을 비롯 여덟 편의 작품을 싣고 있는 이 책은 작가 자신이 젊은날의 혼란과 불안,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기록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첫 소설집이기도 한 이 책에서 그는 호텔 도어맨, 전화 교환원, 몽유 시인 등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그 현실과 잘 들어맞지 않는 주인공들을 통해「음모와 추문의 쓰레기통」에 지나지 않는 이 세계의 본체를 마음껏 드러내고 조롱하고 있다.
현장을 뛰는 기자의 예리한 눈을 바탕으로 현실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허약함과 구조악에 대한 계층의 인물을 통해 해부하고 있는 이 책은 현대인은 어쩌면「몽유 시인」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을 갖게 한다.
현실에 살면서도 현실을 외면하고픈 사람들의 뼈아픈 이야기, 그들이 왜 자신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지 그리고 스스로 몽유병 환자가 되고자 하는지를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는게 강동수 소설의 큰 특징이다.
결국 작가는 이 책을 통해「음모와 추문의 쓰레기통」같은 세상이지만 인간은 인간으로서 바르게 살아야 된다는 신념을 보여주고 있다. 잘못된 현실,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인간은 선을 향해 마음을 열고 노력해야 된다는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문학과 지성사·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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