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신앙과 맞바꾼 삶 자체가 드라마
문학이나 연극 영화의 소재로 손색없어
교회 지도자ㆍ평신도 전문가의 관심 필요
매스미디어 즉 대중매체의 효력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엄청나다. 현대인들의 삶이 바로 매스미디어의 환경에 지배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는 교회 일각에서 대중매체를 이용,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신자 대중들에게 알리고 교육시켜야 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다.
가톨릭문화운동연합 김현순(바울라)씨는 『순교자들의 삶을 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대중매체』라고 전제하면서 『순교자들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하기에 이들의 모습을 연극으로 표현하기는 의외로 쉬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비롯 우리나라 순교자들의 삶은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가 되고도 남을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자신의 목숨을 신앙과 맞바꾼 것 자체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다.
한국교회는 지난 1984년 2백주년 행사를 전후로 이에 대한 관심을 보였을 뿐 지속적인 후속작업이 전무했다. 한국 순교성인들에 대해 신자들이 접할 수 있는 영상매체는 순교영화 「새남터의 북소리」를 비롯,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그린 「성 김대건전」 그리고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영화 「초대 받지 않은 사람들」, 한국천주교 2백주년 기념작인 「초대 받은 영웅들」등 손으로 꼽힐 정도다.
하지만 외국교회는 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순교자는 물론 성인들의 삶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비디오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이 만든 작품들은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인기를 끌 정도로 예술적 가치 또한 높다.
한국교회는 2백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사업에 관심을 보인 바 있으나 기념사업으로 끝났을 뿐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펼쳐졌던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행사장에서도 문화매체를 통한 순교정신의 부활을 시도했으나 일회용 행사로 끝났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교회의 문화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많은 이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선 교회 지도자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을 그 첫째 이유로 꼽고 있다. 문화적 투자와 관심보다는 신자 수 늘리기 등 현실적인 과제가 더 급급했다는 얘기다. 이제라도 가톨릭교회가 대중매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순교자들의 생애를 표현하려는 작업을 시작한다면 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평신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문화 특히 대중매체에 관심과 능력이 있는 평신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힘을 모을 때 순교극,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대중매체를 통한 복음화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는 시대와 역사를 반영하면서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감성적인 총체를 드러낸다.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믿음의 씨를 뿌린 우리 순교성인의 신앙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대중매체는 토착화와 맥을 같이하면서 우리를 찾는 작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순교자 신심의 재정립을 위해서도 보다 조직적인 기구 아래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 유기적인 활동이 요망된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