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주자,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업들 외에 사회와 함께 하는 홍콩교회의 모습은 까리따스 활동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까리따스 활동의 주체는 홍콩교회가 아니다. 서구 여러 나라와 한국의 까리따스(사회복지위원회)가 각국 주교회의나 가톨릭교회 산하 기구로 되어 있는 것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홍콩 까리따스는 자체의 프로젝트와 비젼을 갖고 사업을 추진한다. 물론 교회와의 협력과 공조체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홍콩 까리따스는 우선 세계 가톨릭교회의 대북 지원사업에 있어서 단일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홍콩 까리따스
홍콩 까리따스는 1953년 현재까지 까리따스를 책임지고 있는 이태리 밀라노외방전교회 소속 러다(LERDA) 신부에 의해 설립됐다.
『시민들을 위한 필요한 일을 한다』는 지극히 소박한 목표를 갖고 출발한 홍콩 까리따스는 지금까지 홍콩의 복지를 위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결실을 거두었다.
가난한 이 구호사업에서 시작된 까리따스 활동은 60년대 들면서 환자들을 위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갔다. 아동들과 청소년을 위한 사업에도 손을 댔다. 환자 구호를 위해 병원을 운영하고 가톨릭 정신을 토대로 한 학교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홍콩교회가 운영하는 교육 기관들 가운데 14%에 달하는 48곳을 까리따스가 책임지고 있다. 긴또의 주교좌성당 옆에 위치한 까리따스 본부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홍콩 까리따스 활동엔 대체로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주어져 있다. 첫째가 항상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실현한다는 것이다. 90년대 들면서 홍콩과 까오룽 등지에 5개의 장애아 학교를 개설한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자활사업장을 갖추고 직업교육도 시켜 사회인으로 설 수 있게 충분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 노인복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곳에 양로원을 운영하고 노인들을 위한 물리치료실을 3군데 개설했다.
둘째는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회에 드러내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라고 창립자 러다 신부는 설명하고 있다. 다만 교회의 모습, 교회의 사명과 존재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사업들을 찾고 실현하고자 노력한다.
셋째는 『교회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까리따스의 활동이 곧 가톨릭교회의 일이요, 교회의 모습으로 비쳐져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또 과거와 달리 재정 등 여러 분야에서 교회의 지원과 협력이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홍콩 까리따스의 운영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에 의존했으나 지금은 신자들의 기금과 정부 보조로 운영기금을 마련한다. 그 비율은 50대 50정도이다. 홍콩교회는 매년 한 차례 바자를 열어 까리따스 활동 기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1일 홍콩의 중국 반환과 더불어 홍콩 까리따스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향후 까리따스 활동도 홍콩교회가 처한 현실과 맥을 같이 할 것이다.
이에 따라 80년대부터 본격 추진돼 온 중국 본토에 대한 지원사업들이 보다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까리따스는 심천에 있는 직업학교를 북경에까지 확산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홍콩에선 13명의 중국인 간호사들이 까리따스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지도를 받고 있다.
본토교회와의 관계
홍콩교회의 향후 진로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본토교회와의 관계에 쏠려 있다. 홍콩교회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 지하교회와 애국교회 문제 등에서 홍콩교회의 당면 과제와 진로를 예측해 보는 것이다.
중국교회와의 관계에서는 갈등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홍콩 교회에 던져진 기회라고 보는 것이 홍콩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홍콩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들의 말대로 「다리 교회」(bridge church)에 있다. 중국교회와 보편교회 사이의 「다리 교회」를 말한다.
『홍콩은 대만보다 다리가 되기에 한층 더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 지금은 그 다리 교회가 되는 것이 의미있고, 그것을 할 가장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둘째로는 중국 내에서 지하교회와 애국교회를 연결시키는 역할이다.
홍콩교구장 승계권을 가진 요셉젠 부주교는 홍콩 교회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교회를 도우러 갔던 많은 사람들이 어느 한편의 입장이 됨으로써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양쪽 교회 모두를 진정으로 돕는데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다리 교회」로서 독특한 위치에 서 있는 홍콩교회의 입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홍콩교회의 앞날을 판단하기에는 지금으로선 너무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중국교회와의 관계 문제는 더욱 그렇다. 중국 정부가 내부 단속을 강화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중국교회와의 관계는 그만큼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홍콩교회, 중국교회를 바라보는 홍콩인들의 시각은 「희망적」이다. 구세사 안에서 역사 하시는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언젠가 그들도 우리 체제 전 세계 안에 있는 보편교회로서의 체제를 받아 들이리라』는 것이 홍콩교회가 갖고 있는 궁극적인 희망이다.
이러한 희망이 현실화 되도록 아시아교회, 나아가 세계교회가 한 형제로 참여하고 기도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홍콩 까리따스 총책 러다 신부
『홍콩 까리따스의 활동은 전교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죠. 저희는 까리따스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이 사회에 드러내는데 만족합니다』.
홍콩 까리따스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러다 신부(이태리인. 밀라노외방전교회)는 홍콩 까리따스 활동의 특징과 의미를 이 한 마디에 담는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본토 지원 사업들도 교회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역민 모두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까지 까리따스를 지탱해 주고 사회 각계의 호감을 살 수 있었던 요인이었을 것이다.
『물론 모든 활동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만 꼭히 교회를 염두에 두지는 않습니다. 말보다 행동이 때론 더 힘 있는 전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러다 신부는 『홍콩 까리따스가 80년대부터 전개하고 있는 본토 지원 사업들을 반환 이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직업교육과 여성복지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까리따스 국제 담당 캐시 젤버거씨
홍콩 까리따스는 지난 95년부터 대북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30여 개국 까리따스의 대북 지원금을 모아 북한을 돕고 있다.
최근까지 10여 차례 북한을 다녀온 홍콩 까리따스 국제 담당 캐시 젤버거씨는 『북한의 기아 참상은 과장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황해도와 강원도지역 가정을 주로 방문했는데 식사시간에 밥을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뼈만 남고 병색이 완연했다』.
그는 또 북한의 절박한 식량 사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각국에서 모금한 돈으로 태국ㆍ베트남 등지에서 구호 물자를 구해 북한에 보낸다. 한 번은 북한 당국이 직접 배를 보내 구호물자를 실어간 적이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유난히 자존심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북한이 오죽했으면 직접 찾아와 식량을 실어 가겠는가』.
캐시씨는 북한 구호 식량이 다른 용도로 빼돌려진다는 우려에 대해 『그간의 관찰로 그런 조짐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콩 까리따스는 독일 구호단체 「미세레올」의 지원으로 평양에 젊은이들을 위한 직업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홍콩 한인천주교우회
홍콩 한인 신자 공동체의 태동은 1972년 10여 년간 한국에서 중국인 사목을 하던 魏希信 토마스 신부가 귀국하면서부터다.
그후 1981년 2월 16일 홍콩 평신도사도회 발기총회에서 이재하씨가 회장에 당선되면서 공동체로서 면모를 갖추었다.
현재 홍콩 한인천주교회(주임=김원일 신부)는 4백여 가구에 신자는 1천1백여 명. 1개의 소년소녀 쁘레시디움과 9개의 성인 쁘레시디움이 있으며 사목회(회장=남영기)를 중심으로 전례 등 9개 분과로 나뉘어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성 죠셉성당에서 주일미사가 봉헌되고, 오후 2시 30분부터는 어린이 미사와 교리가 있다.
예비자 교리와 평일미사는 「코리아센터」 12층 한인공동체 사무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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