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현양 성가가 부족하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가톨릭 성가집에 수록돼 있는 순교자 관련 성가는 고 이문근 신부 곡 「순교자 찬가」 「병인 순교자 노래」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와 김영자 수녀의 「103위 순교 성인」이 고작이다.
이 외 「무궁무진세에」 「순교자 믿음」 「성인 찬미가」 등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보댕 신부를 비롯한 서양 작곡가의 곡에다 가사만 우리 것을 붙여 부르고 있다.
아울러 몇몇 순교 성지에서 해당 순교자 관련 현양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불려지지는 않고 있다.
이문근 신부의 3곡은 1950년 초중반기에 모두 작곡됐고 김영자 수녀의 곡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노래여서 반세기 동안 순교자 관련 성가가 2명의 작곡가에 의해 4곡이 만들어져 불려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성음악 전공자나 교회 작곡가들은 『곡을 만들 전제 조건인 좋은 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그래서 교회 매스컴 관련 기관이나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같은 곳에서 「성가 가사 공모전」 등을 실시해 아름다운 노랫말들을 창작, 발굴하고 보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구 효성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손상오 신부는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현대적인 좋은 노랫말들을 많이 만들어 성가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선 성가 가사 공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음악대학 최병철 교수는 『성가는 엄숙하고 성스러워야 하며 전례를 돕는 기도 정신을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성음악을 전공한 전문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사목자들이 대중적 취향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사목적 입장에서 작곡가와 곡을 선정하는 원론적인 태도를 취해야 좋은 성가곡을 많이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또 『이문근 신부님의 곡들을 보면 서양 기법을 따랐으나 작품 안에는 우리 민족의 향기와 한국인만이 가질 수 있는 종교 감정 내지는 감흥이 깔려 있어 불후의 명곡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면서 『전례 분위기와 가사, 곡이 어색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곡들이 많이 나올 수 있기 위해선 성음악을 전공하는 젊은 후학들의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피력했다.
성음악 전공가들은 또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신분에 관계 없이 실력 있는 인재들을 발굴, 육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1960년대만해도 한국 음악계의 70% 이상이 가톨릭 신자였는데 지금은 3%도 안 되는 현실은 교회가 인재 양성과 관리에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