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계에서 금기시하고 있는 영화에 관해 학문적 연구를 통해 그 벽을 허물려는 당찬 젊은이가 있다.
바로 중앙대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권용민(루도비코)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제1회 국제 파타스틱 영화제 사무국에서 일하면서 「한일 씨네 포럼」의 실무를 담당했다.
고려대 일문과를 졸업하고 영화가 좋아 진로를 바꾼 권용민씨는 석사 논문으로 「일본 영화에 대한 서구 연구 집중화에 대한 비판」(가제)을 준비 중에 있다.
일본 영화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영화계에 알려지면서 부천 국제영화제 사무국 일을 맡게 된 권씨는 한 달여 만의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본 영화계의 지도자급 10명을 초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영화 수입」에 관한 포럼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강우석 감독과 국내 영화 제작자, 평론가, 언론인들이 배석, 열띤 토론을 벌인 「한일 씨네 포럼」에 대한 권씨는 『일본 영화에 대한 양국 영화인들의 인식과 영화 산업에 대한 시각의 차이를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권씨는 또 『이번 포럼이 한국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한일 과거사 정리가 일본 영화 수입문제를 타결하는 절대 조건 중 하나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왜 하필 일본 영화를 공부하느냐』며 반대할 만큼 국내에서 일본 영화에 대한 연구가 금기시 되고 있는 이유를 3가지로 든다. 먼저 일본에 대한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그는 지적한다. 또 일본에 대한 단편적인 견해를 전체로 해석하는 편향된 인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밑바탕에는 「과거사」문제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제 자신도 우리 민족이 공유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보편적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세계화 시대에 덕이 될 것인지 손해가 될 것인지는 숙고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권씨는 일본 영화 수입문제가 일본 문화 개방의 핵심요체이기 때문에 관객만의 논리나 정부의 문화 정책만의 논리로써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 대한 민족정서의 순화와 사고의 통일화 없이 무조건 개방을 반대했다. 그러나 권씨는 「일본 영화에 대한 선택적 개방」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일 영화 비교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권씨는 지금은 일본 영화에 대한 전문가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권용민씨는 현재 대학원 공부 이 외에 EBS 「씨네마 천국」작가와 편집 잡지 「프레임」의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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