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물리적 유해환경인 청소년 유해 매체물과 유해 약물, 유해업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청소년 보호법이 2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9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특별히 이번에 제정된 청소년 보호법은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유해 매체물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불법 또는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매체물과 유해 약물, 유해업소에의 청소년 출입 및 고용에 대한 규제가 가능하게 됐다.

그 주요 골자는 술, 담배는 물론 환각 물질인 본드와 부탄가스,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약품 판매업자의 처벌을 비롯 성기구 취급업소, 전화방, 단란주점 등의 출입제한, 성인만화나 음란 주간지의 포장 판매, 청소년 유해 비디오의 별도 관리, TV 방송의 유해 마크 표시 등이다.

그러나 이번 청소년 보호법 시행과 관련, 일부 교회 및 청소년 관계자들은 청소년 유해환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한결 같은 지적이다.

먼저 청소년 보호라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도출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마련과 동시에 시민 공동체가 총체적인 힘을 결집, 차제에 청소년 보호에 대한 전 국민적인 의식변화 운동을 함께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소년 보호법 그 자체는 내용 면에서 혁명적 제도라고 할 수 있지만 단속에 의해서만 보호법을 지탱해 나가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 인력이 부족해 민생치안도 뒷전인데 그 많은 술집, 담배가게를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어차피 단속에 의해 청소년 보호법의 성패를 가릴 것이 아니라면 정부와 일반 국민, 시민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참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는 대대적인 캠페인 등을 펼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입법 만능주의, 처벌 만능주의로만 청소년 보호법의 실효를 제고시킬 것이 아니라 국민 각자가 「우리집 아이를 보호한다」는 주체의식을 갖도록 함으로서 모두가 감시자가 되고 계도자가 되는 사회 분위기를 함께 열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정신적으로 미숙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청소년 보호법 제정에 앞서 문화 공간의 확대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청소년 보호법 제정이 알려지면서 PC 통신의 나우누리 게시판에는 「집에서 공부만 하라는 말인가」 「건전한 놀이공간을 먼저 마련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입시 지옥에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란 말인가」 「우리는 학교와 도서관만 오가는 기계인가」라는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청소년 보호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노력이 가장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점이다.

법이 아무리 엄중해도 기성세대의 협조 없이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환경을 차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제까지 저질러온 청소년 문제의 이면에는 기성세대의 부도덕성이 함께 공존해 왔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청소년 보호법은 단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우리 사회가 표방한 최소한의 의지일 뿐, 이 법으로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또 실효적으로 보호해 나갈 수는 없다. 정부 기관과 시민단체, 가정과 학교, 각 업주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의지를 다질 때, 청소년 보호는 가능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