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말론과 관련, 여러 가지 이론과 현상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본지는 성서 안에 드러난 묵시록의 개념을 올바로 소개함으로써 신자들에게 희망의 묵시록이 될 수 있도록 전달수 신부의 「묵시록 연구」를 연재한다.
들어가는 말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성서연구를 통해 성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난해한 묵시록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세기 말 현상과 더불어 더욱 더 고조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묵시록은 이해하기 어려운 책일뿐 아니라 함부로 해석할 수도 없는 책이다. 그러므로 본 소고에서는 묵시록에 대한 성서 분석이나 비평을 하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 안에 나오는 큰 주제들을 중심으로 영성생활의 관점에서 간단하게 해설하려고 한다. 마리아 사제운동을 시작한 스떼파노 곱비 신부도 묵시록의 주제들을 「성모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사제들에게」라는 책에서 다룬 것으로 보아 어떤 의미에서 이 성서는 다른 어느 시대보다도 우리 시대에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제1장. 닥쳐올 사건들
묵시록은 초대교회뿐 아니라 21세기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시대에도 성경의 어느 내용보다도 독자들을 매혹시켜 왔다. 신비스럽고도 공포를 자아내는 표현들, 예를 들면 기병(6,2), 끝없이 깊은 지옥(9,1), 짐승의 낙인(19,20), 유황이 타오르는 불못(19,20), 천년 왕국(20,1~7), 대 바빌론(14,8), 새 하늘과 새 땅이란 표현들이 등장한다.
묵시란 그리스어 Apokalypsisd에서 나온 말로서 커튼이나 뚜껑 안에 감추어둔 어떤 것, 즉 「씌우개를 벗긴다」, 「비밀을 폭로한다」, 「숨은 것을 드러내 보인다」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을 성서 문헌학적으로 사용할 때는 장차 올 하늘나라의 비밀을 환상과 상징으로 묘사한 문서들을 가리킨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요한 묵시록이다. 유대 말기와 초기 그리스도교 사이에 고도로 발달했던 묵시문학은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사의 한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특수한 종말론적 세계관을 전개시켰다. 그리고 문학적으로 볼 때 종말론적 사상을 특수한 문학 형식으로 발표한 것인데 세기 말에 일어난 사건들과 역사의 종말을 환상적으로 묘사한 특징이 있다. 일반 독자들에게 이 묵시록은 죽음, 공포, 파괴, 세상 종말 등을 알리는 듯 하나 진실한 그리스도인에게는 참 희망을 준다.
1. 계시와 우리 시대
묵시록에 등장하는 가공할 죽음과 파괴들은 상상하기조차 무서운 것들이다. 그러나 천체 과학자들도 지구에 재난이 올 수 있는 증거들을 제시하기도 하므로 별로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혜성의 지구 충돌이나 운석의 낙하 그리고 지질 변화 등도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묵시록의 내용들을 묵과해 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는 읽을거리가 되지 못하거나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묵시록을 상세히 읽어보면 누구든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나 또는 미래의 어느 순간에 일어날 종말을 미리 볼 수 있을 것 같아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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