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그레고리오 16세(1765-1846)의「조선 대목구 설정 소칙서」와「조선 대목구장 임명 소칙서」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없어서는 안 될 보물 중의 보물이다.
1831년 9월 9일자로 양피지에 철필로 작성된 이 두 소칙서는 한국 천주교회가 완전한 자치교회로 탄생했음을 선포한 귀중한 문서이기 때문이다.
이 두 교황 소칙서는 그동안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고문서고에 보관되어 오다 올해 6월 23일 장익 주교와 최승룡 신부가 최양업 신부 친필서한 등 28점의 고문서와 함께 이양 받아 7월 초 한국에 들여왔다. 이 두 소칙서는 현재 절두산 순교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조선 대목구 설정 소칙서」에서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지금 당장 조선 나라를 새로운 교구로 설정하고, 거기에 북경 주교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교구장을 세울 것을 선언한다』고 천명하고『이 편지가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결정적이요 유효하고 효과적인 것이 되고, 그 전적인 효력을 받아 형유할 것을 결정하며,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관계 당사자들이 전적으로 도움을 베풀어 주며, 모든 사람들이 틀림없이 지킬 것을 결정한다』고 선포했다.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또「조선 대목구장 임명 소칙서」에서 초대 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조선 교구장으로서 중국 지방과 중국에 인접한 지방에 관례적으로 부여되는 모든 특권을 부여했다.
이처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의 두 칙서는 한국 천주교회의「원적」(原籍)으로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문화재로 지정됨은 마땅하다고 하겠다.
한편 제254대 교황인 그레고리오 16세는 바르톨로메오 알베르토 카펠라리가 원명이며 1765년 북 이탈리 벨루노에서 출생했다. 신학교수와 첼리오 성 그레고리오 수도원 원장을 지낸 카펠라리는 포교성 성장관으로 재임하다 1831년 2월 교황으로 즉위했다.
그레고리오 16세는 세계 포교에 선견지명이 있어 그리스, 중동, 이집트, 아프리카, 조선, 캐나다, 미국 등에 교구와 대목구를 증설했고, 현지인 성직자 양성을 장려해 복음화를 촉진시켰다.
교황은 특히 조선 포교지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갖고 있어 박해로 인해 전멸 직전에 있던 한국교회를 구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포교성 성장관으로 있을 때 한국교회를 북경 교구에서 독립시켜 파리외방전교회에 한국 선교를 위임했고, 조선 신자들이 간절히 희망하던 선교사의 지속적인 파견을 보장해준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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