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교주일이다. 1926년 교황 비오 11세께서 10월 끝에서 두 번째 주일을「전교를 위한 기도와 활동의 날」로 정하셨으며, 1970년 한국 주교회의에서는 10월 한 달을「전교의 달」로 제정하여 신자 여러분들에게 전교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오늘은 선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비신자인 비누 만드는 사람이 선교사와 길을 같이 가게 되었다. 그때 비누 만드는 사람이『여보시오, 당신이 전파하는 그 복음이 아직까지 한 일이 무엇이오? 자, 세상을 보시오. 아직도 죄악이 많고 악한 자도 많소』라고 질문을 던졌다. 선교사는 아무 말 없이 그냥 걸어 가다가 도랑에서 더러운 흙장난을 하며 노는 흙투성이 꼬마 아이를 발견했다. 이때다 싶어 그는『비누도 뭐 한 일이 별로 없군요.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세상을 더럽게 하고 다니는 사람과, 더러운 곳이 너무 많으니 하는 말이오』라고 말을 꺼냈다. 이때 비누 만드는 사람은『어허 참, 그러니까 비누는 사용할 때만 효과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자 선교사는『바로 그것이오. 우리가 전파하는 복음도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한다.
선교, 전교, 포교는 다 똑같은 뜻이다. 선교란 무엇인가? 선교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알려주신 복음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다. 첫째로는, 미신자에게 세례를 주어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이들이 끊임없는 쇄신을 통해, 보다 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숙될 수 있도록, 사상, 사고방식, 가치관, 문화 등 생활 자체를 복음화 하는 행동까지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 두 가지가 다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복음화라 할 수 있다.
전교의 대상은 누구일까? 「누구나」이다. 보통 사람은 물론 교도소의 죄수, 군인, 환자, 가난한자, 권력자, 창녀 등 누구든지 다 대상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를 좋게 보고 있다. 이른바「준 신자」들이다. 『나는 종교를 가지려면 천주교를 믿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다행한 일이다. 또『안 믿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좀 더 후에 여러 가지로 형편이 나아지면 꼭 믿겠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1984년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의 해에는 전국적으로 16만5천 명이나 영세했다. 외국 교회에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천주교를 좋게 보는 사람들을 시각을 달리하기 전에 붙들어야 한다. 또 다른 대상은 바로 여러분의 가족이다.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 또는 아이들, 부모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회는 복음을 예수님에게서 선물로 받았다. 예수님은 이 선물을 온 세상에 가서 나누어 주라고 명령하셨다. 고로 우리는 모두 복음 전파자가 되어야 하겠다.
어떻게 전교해야 할까? 어떤 선교사가 낚시질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배웠다고 한다.
첫째, 고기는 스스로 바구니에 뛰어들지 않는다. 고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둘째, 고기는 미끼를 찾아온다. 셋째, 고기를 낚기에 적당한 때와 시기가 있다. 넷째, 어떤 장소에는 고기가 몰려온다. 다섯째, 고기는 협동심이 강하고 끈기가 있다. 여섯째, 고기는 잡아서 바구니에 담는다 등이다.
1. 우선 우리 스스로 전교하려는 열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계속 열의를 갖고 기도하고 권면한다면 결국엔 나오게 될 것이다. 대부분 새 영세자들의 말에 의하면 첫발을 내딛기가 힘들다고 한다. 따라서 예비자 교리 때나 주일미사에 몇 번만 인도하여 함께 있어 준다면, 그리하여 교회생활에 적응이 된다면 큰 어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2. 우리도 교리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성경을 많이 읽는다든지, 교리책을 다시 공부한다든지 해서 뭣 좀 알아야 전교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무턱대고『성당에 나가면 참 좋으니 나가 보라』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신자들은 신앙교육은「평생교육」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복음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워지며 고리서적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영세 전 몇 달 동안 들었던 예비자 교리만이 유일한 교리지식의 근원이요, 그나마도 영세한지 오래 되어 모두 까맣게 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3. 복음이 우리를 풍요롭게 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복음이 내게는 자랑거리라고 말씀하신 바오로 사도께서는『하느님께서 우리 편이 되셨으니 누가 감히 우리와 맞서겠습니까? (로마8: 31)』라고 말씀하셨다. 신명기 31:32에 야훼께서 모세에게『힘을 내라. 용기를 가져라. 너는 내가 주겠다고 맹세한 땅으로 이 백성을 이끌고 들어가야 할 몸이다. 내가 정녕 네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는 격려의 말씀을 하신다. 사도 베드로께서는『이 분을 힘입지 않고는 아무도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주신 이름 가운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이름은 이 이름 밖에 없다』(사도 4, 12)고 말씀하셨다. 우리 모두 우리가 믿는 복음을 이웃에게도 전파하여 그들도 복음의 빛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하자. 용기를 내자. 예비자 여러분! 여러분들도 끝까지 항구하시어 세례를 받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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