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상) 선교하는 본당, 선교하는 공동체
(중) 가두선교와 직장선교
(하) 복음화 3세기를 향한 도전
냉담자 증가와 신자 증가율 둔화로 대변되는 지난 10년 간의 한국교회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위기라는 표현을 써 가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이런 우려를 반증하듯 80년대 연평균 신자 증가율이 7.69%에 달했으나 95년에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3%대인 3.36%로 낮아졌으며 지난해에는 더욱 낮은 3.2%로 떨어진바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같은 낮은 신자증가율이 몇 년 후에는 정체, 또는 감소할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이며 신영세자 수도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 사망 등 자연감소분과 냉담자등을 합할 경우 신영세자 증가율을 앞질러 신자가 줄어들 것이라 전망이다.
분명 수치상으로 나타난 냉담자 증가수와 신자 증가율면에서는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을 위기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더 이상 전교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가운데 전교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그 위기의식을 깰 수 있다는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어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례들은 그만큼 우리 교회가 전교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그동안 등한시 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주 소극적으로 오는 신자만 받아들이지 않았나 하는 반문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교회 일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전교 전략으로 가히 기적이랄 수 있는 전교 성과를 거둔 본당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교회가 취해온 그간의 전교 태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냉담자는 증가하고 신자 증가율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통념을 깨고 전교 전략에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본당으로 인천 만수1동본당과 서울 구로본동본당, 수원 화서동본당, 광주 염주동본당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천 만수1동본당에서는 96년 한 해 동안 1천82명을 영세시켰는가 하면 금년에도 이미 6백여 명의 예비신자를 모집, 예비신자 교리에 나서고 있다. 구로본동본당은 지난 9월 말 3백여 명을, 수원 화서동본당은 2개월 만에 5백2명, 광주 염주동본당은 40일 만에 5백여 명의 새 입교신자를 확보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같은 결과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결과이자 평신도 스스로 「선교사명이 우리의 본분」임을 깨닫게 해준 교육의 결과이며, 전교에 필요한 「전략」을 세워, 일치단결된 공동체의 모습으로 전교에 나섰던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젠 이런 성과물들을 결집,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다양한 전략들을 공유시켜 각 개별교회로 확산시켜 나갈 전 교회차원의 노력과 역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교가 어느 정도 될 만큼 됐다』, 『개신교 식으로 너무 요란하게 하면 안 된다』는 점잔을 빼는 동안 한국교회는 천주강생 제3천년기를 먹구름 속에서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위기상황과 우려를 극복해내기 위해선 전교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일깨워 주는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목국장 박기주 신부는 전교에 대한 신자들의 열의가 떨어진 것을 두고 『평신도 스스로 복음의 깊은 맛과 기쁨을 진정으로 체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아울러 전교의 사명을 깨우쳐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박기주 신부의 지적처럼, 전교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전교를 해야 할 신자 스스로 복음의 깊은 맛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며 또 교회도 이를 위한 지지와 격려를 비롯한 전교의 사명을 깨우치는 노력을 소홀히 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일선 사목자들은 이런 걸림돌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교에 대한 주교회의 차원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주교회의 차원에서는 선교위원회가 있어 전교에 대한 많은 노력은 기울여 왔지만 실질적인 전교전략을 세우고 전교문제를 연구하는 노력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교회의 97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선교위원장이 새로 바뀌는 등 변화가 일고 있어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되긴 하지만 교회의 당면한 전교문제를 효과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주교회의 차원에서의 전교문제를 전반적으로 연구하는 정책적 대안제시가 아쉬운 실정이다.
개신교의 전교전략을 모방할 필요는 없지만 개신교의 경우, 교회성장연구소와 같은 많은 기구와 기관에서 전교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전교노력은 너무 빈약한 실정이다.
아울러 각 교구와 본당에서도 주교회의 차원의 기구 개편과 동시에 각 교구 본당 특성에 맞는 전교 전략을 수립, 시대 맞는 전교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양 찾기와 잃어버린 양 찾기, 가두선교운동, 새 가족 찾기 운동, 1:1 전교운동 등 최근 성과를 거둔 전교방법들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 선교모델들을 연구, 개발시켜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물론 레지오 마리애 등 전통적 선교방법으로 비신자 입교와 냉담자 회두 등에 큰 공헌을 해온 단체들의 전교전략도 새로운 시각으로 장려하고 또 미비점이 있으면 보완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교는 스스로 복음의 맛을 들여 「복음이 곧 구원의 기쁜 소식」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가능하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내적 복음화만이 전교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전 교회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전통 전교기법」 제시한 광주 세나뚜스 김영대 단장
가정방문 통한 선교 “최고”
대화ㆍ인사법 등 세부적인 선교기법 제시
“지금이 선교 적기”… 모든 역량 기울여야
『선교에 있어 우리 교회 안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교의 사명감만 강조했지 선교 기법과 효과적인 선교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 알려고 애쓰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랫동안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레지오의 선교 방법을 원용해 선교 이론 수립과 실질적인 선교 활동에 전력을 다해온 광주 세나뚜스 단장 김영대씨는 『선교하는 이들의 선교사적 자세만 가다듬어진다면 선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장담한다.
『경제 불황기니 선교 불황기니 말들 하지만 체계적인 선교 전략과 효과적인 선교 기법만 훈련이 된다면 지금이 가장 선교하기 좋은 시기』라는 김 단장이 주장하는 선교 기법은 가정방문을 통한 선교.
김 단장의 이 선교 방법은 자신의 오랜 레지오 활동의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김 단장은 레지오 지침에서 선교를 위해 짝을 지어 가정방문토록 권장하고 있으나 이 선교 방법의 장점과 권장 이유 그리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기법이 신자들에게 교육되지 못했다고 한다.
짝을 지어 선교하라는 것에 대해 김씨는 기도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으며, 용기가 생기고, 위험에서 벗어나기 쉽고, 활동 후 반성할 수 있다는 다섯 가지 장점을 든다.
또한 가정방문을 통한 선교의 장점에 대해서도 김 단장은 냉담자를 찾을 수 있고,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집을 찾아 방문기도 등으로 위로를 줄 수 있으며, 친절하고 예절바른 자세 등으로 교회의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으며,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방문하고 인사함으로써 보다 선교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본당에서도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한데 2백 명이 입교해도 탈락자가 30-40%에 이르는 것은 주먹구구식 선교운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본당에서 선교운동을 할 때는 입교식 인원의 목표를 반드시 정해 40일이나 60일 전에 선교 활동에 들어가 입교 후에는 계층별 소수 교리반 운영을 통해 탈락자를 막아야하는데 이때 예비신자 한 사람에게 한 사람 이상의 신자를 짝 지워주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이는 이미 예비신자들이 각종 모임이나 계 등 세속조직에 매여 있음으로 교회조직이 이를 붙잡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례 후에는 반드시 각 본당 단체에 가입토록 해 각 단체에서 이들에게 신앙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김 단장은 강조한다.
선교시의 세부적인 기법에 대해서도 김 단장은 대화법, 인사법 등 자세하게 본당에서 연구하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평신도 영성의 척도는 선교』라는 김 단장은 『선교가 그리스도인의 영성이면 선교하지 않는 사람은 신앙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이라며 『냉담자 방지에도 선교가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밝혔다. 선교의 기쁨을 맛본 사람은 결코 냉담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2천년 대희년에 두 자리 수의 민족 복음화율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 체제가 선교체제로 완전히 변해야 한다』는 김 단장은 『개신교나 신흥종교가 활발한 곳은 선교 활동이 제대로 이루지지 않는 곳이며 선교 활동이 왕성한 곳은 상대적으로 신흥종교나 개신교의 활동이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선교가 교회의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선교에 대한 투자나 노력을 얼마나 기울여 왔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성당이나 성직자들에게 사회적인 거부감이 덜할 지금부터 교회는 선교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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