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는 고도의 효율성을 지향한다. 전산화는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획득해 목적에 따라 활용하는데 직접적인 목적이 있는 만큼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큰 효과를 얻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에서의 전산화 추진은 각 교구나 본당, 기관, 부서별로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볼 때 개발 및 운영 비용의 중복 투자, 호환성 결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프로그램 개발자 그룹이 매우 다양하다. 컴퓨터에 관심을 둔 성직자나 교구청 등 교회 관계기관 전산실, 일반 신자까지 교회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다양함에 따라 같은 본당 업무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도 여러 종이 나와 있다.
개별적으로 전산화가 추진됨에 따라서 시스템이나 데이터 호환성이 결여되는 문제가 지적된다. 대개 교회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개별 조직이나 부서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본당 관리 프로그램의 경우 자료 구조, 양식 및 관리형태 등이 서로 달라 프로그램 간 자료호환이 불가능하다.
개별적 연구개발은 비용과 시간 면에서 중복투자가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 교회 업무는 각 교구에서 거의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에 요구되는 기능과 목적은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동개발을 통해 개별적인 연구개발로 인한 중복 투자를 막는다면 매우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 전체에서 전산화의 필요성에 대한 일차적인 합의는 있는 것으로 볼 때 각 교구의 업무를 표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정보교류나 협력 등을 통해 불필요한 개발 비용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된 본당 관리 프로그램들은 여섯 내지 일곱 가지이다.
메리놀회 이대호 신부가 제작한 그물은 최초의 본당 관리 프로그램으로 가장 초기 단계의 형태이다. 많은 본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치릴로 프로그램, 부산교구 전산실에서 제작한 윈도용 로사리오 프로그램, 유원봉 신부가 개발한 아멘, 기업체에서 개발해 보급했던 베드로 사목관리 등이 있다.
대부분의 교구에서는 본당 관리 소프트웨어를 거의 본당 자체 내에서 선정해 사용하고 있으며 대구 등 일부 교구에서만 특정 시스템을 결정해 사용한다. 대구교구의 경우 교구 자체 프로그램을 거의 통일해 사용하고 있고 곧 교구 온라인 전산망을 개통할 예정인 인천교구에서는 교구 전산실에서 자체 개발한 미씨오 라는 프로그램으로 통일했다.
이처럼 각 본당에서 사용하는 본당 관리 프로그램이 상이해 호환성이 결여될 경우 교구 차원의 일관성 있는 전산화 작업에는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구별로 독자적인 전산화가 진행될 때 교구 간 정보 교류가 어려움을 겪게 되고 같은 성격의 업무 처리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중복된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현 단계에서 교구 전체를 아우르는 한국교회 전체적인 정보화 추진과 프로그램 및 시스템 개발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교회 지도층의 의지를 바탕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각 교구 전산 책임자들 간의 협의와 정보 교류를 통해 통일성 있는 정보화 추진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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