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위령성월을 맞아 언젠가는 곧 닥쳐올 자신들의 죽음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다듬기도 하고 우리의 삶에 대한 반성을 해 보는 기도로 삼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죽음은 우리에게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며 순간순간에 닥쳐오는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가톨릭신문은 위령성월을 기해 갑작스럽게 닥쳐올 가족이나 이웃의 죽음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임종 시부터 탈상까지의 장례행위 전 과정을 소개, 바람직한 교회 장례문화의 정착을 돕고자 한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치러야할 의식인 장례. 이처럼 장례의식은 인간에게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의식으로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종교 등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크게 유교와 도교의 전통적인 영향을 받아 장례행위가 이뤄져 왔으며 교회 장례행위도 이러한 문화에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이 조화를 이뤄 토착화된 장례행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다음은 한국 주교회의가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장례예식서를 번역해서 펴낸 장례예식서를 기초로 한 임종에서 탈상까지의 실제적인 장례행위.
운명하면 기도부터
사람이 임종을 당하여 영혼과 육신이 분리돼 죽음을 맞이한 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한다.
운명을 하면 바로 그 자리에 모여 있던 가족들은 무릎을 꿇고 조용히 「운명 후의 기도」를 바친다(성교예규 38쪽). 기도가 끝나면 「주님 00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하며 성수를 뿌린다.
그리고 죽은 시신이 굳지 않은 상태에서 수습하는 수시를 하는데 손으로 눈을 감게 하고 정갈한 물로 정성을 들여 얼굴을 닦아주며 두 손을 모으게 하고 십자가나 묵주를 쥐어준다.
특히 이 때 시신은 생시에 세례성사로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었고 견진성사로 성령에 의해 성장하였으며 성체성사로 양육되었고 병자성사로 축성되었기에 정중하게 모시고 존경을 표시해야 한다.
수습이 끝나면 벽 쪽에 시상판을 준비, 그 위에 시신을 올려놓고 얇은 이불을 덮고 병풍을 쳐 놓는다. 그 다음 죽은 이의 이름과 세례명을 병풍 가운데 써 놓고 백포나 한지 종이 등을 깐 상을 준비, 사진과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 옆에 초를 놓고 불을 켜고 향로와 향을 준비하도록 한다.
6시간 지난 후 염습
그리고 연령회 회원과 봉사자들은 맨 먼저 상주에게 분향재배토록 하고 위령기도(연도)를 시작한다. 한편에서는 장의준비를 상주와 의논하고 염습, 시신을 깨끗이 씻긴 후 귀와 코를 막고 수의를 입히는 일)을 시작한다. 염습은 숨이 끊어졌다고 해서 죽음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6시간이상 경과된 뒤 행해야 한다.
염습시 수의는 값비싼 수의를 장만하기 보다는 평소 즐겨 입던 평상복이나 아끼던 옷을 대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최근에는 성체분배자 등의 경우 그 복장을 그대로 입히는 경우도 많다.
24시간 지난 후 입관
염습이 끝나면 사망 후 24시간이 경과한 후쯤 입관을 하게 되는데 입관예식은 가족들이 촛불을 켜들고 입관기도를 한 다음, 유족대표가 성수를 뿌리고 잠시 묵념을 하고 성가를 부르는 동안 관에 모시고 뚜껑을 덮은 후 다시 가족이 성수를 뿌리면서 「주여, 00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아멘」한다.
염습과 입관이 끝난 뒤 유족들은 상복을 입는다. 그리고 병풍과 휘장을 치고 그 앞에 관을 모시고 관 앞에 상을 차려놓고 상주로 하여금 분향재배토록 한다. 혼백(신주를 만들기 전의 신위)은 사진(영정)으로 대신해야 하며 명정(고인의 관직과 성명을 쓴 것)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출관(발인)때는 상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교식의 사천왕상 대신 그리스도교적인 4인의 복음사가 상이나 성모님 상이 있는 꽃상여를 사용하면 된다. 노제는 생략하는 것이 좋다.
하관은 입관매장과 탈관매장, 납골 등이 있으며 하관기도 중 즈가리야 노래는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도 부활한다는 믿음으로 기쁘고 힘 있게 기도를 바치면 된다. 하관 때 상주부터 성수를 뿌리며 흙을 덮는다. 지석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매장 후 유족들은 조용히 집으로 돌아와 고인이 남긴 말씀을 되새기고, 성실히 살아 천국에서 다시 만나 영원히 함께 할 것을 다짐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상은 49일제 때
아울러 가톨릭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삼우제를 풍습으로 지키고 있기 때문에 미사를 청하여 따르는 것이 좋고 탈상은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49일제 때 하면 무방하다. 특히 삼우제는 예수님이 죽으신지 3일 만에 부활하신 것과 같은 의미로 행하면 된다.
◆임종에서 탈상까지
=임종 전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느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성서나 기도문을 읽어 준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힌다.
-유언을 받는다.
=임종 후
-운명 후 기도를 바친다.
-기도 후 『주님 00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 한다.
=수시
-가족들이 흐트러진 시신을 수습한다.
-십자가나 묵주를 손에 쥐어준다.
-연령회, 본당 등에 연락한다.
-시상판을 준비하고 시신을 올려놓는다.
-시신 앞에 검은 휘장이나 병풍을 세워 가려 놓는다.
-죽은 이의 이름과 세례명을 써 놓는다.
-사진과 십자가를 중심으로 초, 향로, 향, 성수와 성수체를 준비한다.
-상주가 분향재배한다.
-연도를 시작한다.
=염습
-사망 후 6시간이 지난 뒤에 한다.
-염습할 때 기도문을 바치고 시신에 성수를 뿌리고 시작
-가족은 촛불을 켜들고 있는다.
-시신을 깨끗이 씻어준다.
-시신에 수의(옷)를 입힌다.
=입관
-사망 후 24시간 지난 뒤 입관한다.
-유족들은 상복을 입는다.
-병풍과 휘장을 치고 관을 모시고 그 앞에 상을 차려놓고 상주가 분향재배한다.
=출관
-시신의 발이 앞서 나간다.
-출관 때 모든 이가 무릎을 꿇거나 서서 기도를 바친다.
-미사와 고별식을 마치고 묘지로 떠난다.
=묘지에서
-묘지에서의 기도를 하고 묘지 축성을 한다(성수).
=하관
-상주부터 성수를 뿌리고 흙을 덮는다.
-집에 와서는 사진(영정)을 놓고 간단한 기도 또는 연도를 바친다.
=삼우제
-매장한지 3일되는 날 미사를 청하고 묘지를 방문해 연도를 바친다.
=탈상
-사망 후 49일 되는 날 가정의례준칙에 의거 탈상(49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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