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해방 이후부터 6.25 이전까지
② 6.25 직후
③ 죽음의 행진
④ 제주교난과 일제 강점기
주교회의 사무처가 주교회의 가을 정총 폐막과 함께 교황청 새순교자위원회의 요청대로「한국의 20세기 순교자 명부」작성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20세기 동안 그리스도와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찾아내 그들의 명부를 영원히 보존할 목적으로 착수된 이 작업은 가톨릭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계 종파의 순교자들을 발굴, 그들의 이름을 기록하는 실로 어마어마한 일로 그 의미는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가 하나 되는 것에 있다.
따라서 가톨릭신문은 교황청과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교회가 벌이고 있는 「20세기 순교자 명부」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기원하고, 그 작업에 적극 동참하는 뜻에서 기획 「20세기 한국의 가톨릭 순교자들」4회에 걸쳐 연재한다.
교회 사학자들은 해방 이후 북한 공산정권에 의한 종교 탄압과 수난을 한국 천주교회사에 있어「침묵의 교회 형성기」또는「제 2의 박해기요 순교자들의 시대」로 규정한다.
특히 북한교회가 침묵의 교회로 변모해가는 과정은 공산주의자들의「종교 말살 정책」의 실현과정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북한 공산당은 종교 말살 정책을「제한」「탄압」「말살」의 3단계 체계로 실행했다.
해방 직후 소련군, 중국 공산당, 북한 공산정권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이미 북한 땅과 연길 지역에서는 희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로는 1945년 8월 23일 소련군에 납치돼 총살당한 함흥교구 회령본당 비트말 파렌코프 신부였다. 같은 해 9월 2일 연길의 엥겔 마르젤너 수사가 소련군에 총살됐고, 1946년 5월 26일에는 세르바티우스 루드빅 신부가 중국 공산당에 의해 체포, 살해됐다. 또 중국 공산당에 의해 남평에서 수용소 생활을 하던 연길교구 성직자(주교 1명, 신부 21명)와 수도자(수사 16명, 수녀 18명) 중 4명은 옥사했고, 테오도르 브레허 주교를 비롯한 52명 모두는 1949년 12월부터 1952년 8월까지 단계적으로 석방됐다.
1948년 9월 조선 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북한에서의 가톨릭에 대한 탄압은 본격화됐다. 북한 공산당은 이 때부터 교회청산 내지 종교말살에 궁극적 목적을 두고 탄압하기 시작했다.
조선 인민공화국에 의해 가장 먼저 탄압을 받은 함흥교구와 덕원 면속구는 1949년 5월 9일 보니파시오 사우어 주교와 3명의 신부가 체포된 이래 6ㆍ25 사변 직전까지 독일인 사제 22명, 수사 25명, 수녀 20명, 한국인 신부 5명, 수녀 1명 등 모두 73명이 체포, 이 중 외국인 25명, 한국인 6명 등 31명 희생됐고, 나머지 42명은 생환됐다.
평양교구와 서울교구 관할지역이던 황해도교회에 대한 탄압도 이어졌다. 평양교구의 경우 1949년 5월 14일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가 납치된 이래 6.25 직전까지 모두 14명이 체포, 행방불명됐다. 또한 황해도지역에선 1949년 5월 20일 한윤승 신부를 비롯해 5명의 한국인 신부들이 체포, 행불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 차기진 박사는 『해방 직후부터 6.25 사변 직전까지의 함흥교구, 평양교구, 황해도지역 희생자들을 보면 공산당의 탄압이 노골화되던 시기인 1950년이 되어서도 피신하지 않고 언제든지 위험이 닥쳐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신하지 않았던 점을 주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이들의 행위는 희생자들이 끝까지 신앙과 교회를 지키려고 노력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들을 순교자라고 부르는 명백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