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2월 25일 한국에 진출한 독일 상트 오틸리엔의 베네딕도 수도회는 그 해 말 서울 동소문 근처의 백동(현 혜화동)에 수도원을 건립했다. 베네딕도 수도회는 1920년 8월 5일 함경남북도 지역이 서울교구에서 분리돼 원산 대목구로 설정되면서 이 곳 사목 관할권을 위임받고 1927년 함경북도 덕원으로 완전히 이전했다. 이 때 서울수도원은 서울교구로 넘어갔고 제일 큰 수도원 작업장이 성당으로 개조돼 1927년 10월 27일 서울의 세 번째 본당으로 설정됐다.
백동(혜화동)성당은 이후 제 2대 서기창 신부 때 수도원 부속 건물인 목공소를 성당으로 개조, 사용했고, 제 8대 장금구 신부 때 현 성당을 완공해 1960년 5월 25일 노기남 주교의 집전으로 봉헌식을 가졌다.
건축가 이희태 선생이 설계한 혜화동성당 현 건물은 근대 지향의 성당 건축의 선구적 건축물이자 근대 한국 가톨릭 미술의 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장방형 평면을 가진 상자 형태로, 신랑과 측랑의 구분이 없고 아치나 볼트의 구성도 없는 것이 혜화동성당의 특징이다. 또 내부 공간이 전례의 요구 기능상 문제가 없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종탑의 형태나 창의 모양 등 모든 의장적인 면이 탈 양식적이며 근대 건축의 정신을 지니고 있다.
혜화동성당은 조각, 회화, 스테인드글라스 등 가톨릭 미술에서도 중요한 건물이다. 혜화동성당 정면에는「최후의 심판도」와「성 베네딕도상」부조가 설치돼 있고, 성당 내부 벽면에는 1960년경에 제작된「14처 십자가의 길」브론즈, 제대 벽면은「성사」를 표현한「도자벽화」, 오른쪽 벽면엔「103위 순교 성인화」진본 등이 장식돼 있다. 또한「구세사」를 표현한「스테인드글라스」와 화강석「세례대」「성수반」, 김세중 교수가 제작한 대리석「제대」등이 있다.
혜화동성당은 이처럼 성당 건축물뿐만 아니라 내부 장식물까지 한국 가톨릭 성미술과 건축 예술의 일번지로서 손색이 없는 한국교회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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