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남편이나 부인, 혹은 자녀도 될 수 있고 직장 상사나 동료, 오랫동안 사귀어온 친구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편안하지 못한 인간관계로 하는 일마저 잘 풀리지 않고 그 사람을 대할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 가시가 박힌 듯 불편하고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저 사람은 성격에 문제가 있어』라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내가 혹시 원만한 성품이 아니어서 그런가』하는 자문을 해보기도 한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나 여건보다는 그 문제를 둘러싼 인간관계에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해결되면 나머지 문제 상황은 저절로 해소될 수 있습니다ㆍ』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 8가지」(사람과 사람)를 펴낸 한국심리상담연구소 김인자(로사ㆍ65ㆍ서강대 명예교수)교수는 이 책에서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 해결 자체나 원인보다는 문제에 걸려 있는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관계에서 생긴 문제는 해석과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예컨대 한 동료가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전화할 때 자신이 호감을 갖는 동료일 때와 반감을 갖고 있는 동료일 때 이에 대한 반응은 완전히 다르지요』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나 문제의 원인이 되는 상황과 여건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기술에 일차적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상대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 의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변화를 기대하기 이전에 나 자신이 변화를 보여야 한다.
그는 한마디로 「자극-반응 이론」에서 「선택 이론」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상대의 자극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 것일지라도 나는 발전적 선택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이는 장기적으로 상대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모든 타자가 전 타석 안타를 칠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선택이 언제나 상대와의 편안한 관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남을 미워하느라 정력을 낭비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편안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한 8가지 의사소통 기술을 보다 정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① 상대의 마음 속에 새겨진 질적 세계를 탐색하라 ②인간의 기본욕구의 강도를 측정하라 ③「좋은 벗 느낌」을 만들어라 ④문제를 누가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소유를 가려라 ⑤상대방이 문제가 있을 때에는 경청하고 질문하라 ⑥내가 문제가 있을 때에는 「나-전달법」을 사용하라 ⑦ 같이 문제를 갖고 있을 때에는 서로 원하는 것(바람)을 전달하라 ⑧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하는 의사소통 기술을 단계적으로 접근하라 등이 그것이다.
한편 김인자 소장은 심리학의 이론과 실제를 생활심리의 관점에서 발전시켜온 심리학계의 원로로 65년 이래 서강대에서 강의, 올 8월 퇴임하고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86년 개설한 한국심리상담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소장은 특히 부모역할 훈련을 소개, 전국적으로 약 1백만 명이 훈련과정을 이수했다. 그동안 10여 권의 저서를 펴냈고 한국신문방송윤리위원, 대한가족치료학회장, 대한상담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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