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가장 포악했던 폭군으로 조선 제 10대 왕 연산군을 들 수 있다. 그는 어려서 총명했지만 성장하면서 음흉하고 포악한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성종이 어린 연산을 가까이 불렀는데 연산이 부왕 곁으로 가려 할 때 사슴 한 마리가 갑자기 성종 뒤에서 뛰어나와 연산에게 달려들어 옷과 손등을 핥았다. 성종이 사랑하던 동물이라 사람을 두려워 않고 아무나 반갑게 핥았던 것이다. 그런데 연산은 오만상을 다 찌뿌리더니 『이놈의 사슴이…….』하고는 발길로 냅다 걷어찼다. 사슴은 비명을 지르며 나둥그러지더니 한참이나 버둥거리다가 간신히 일어나 달아났다.
이 광경을 바라본 성종은 몹시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뒤 성종이 승하하고 연산이 왕위에 오르자 그는 부왕의 사슴을 직접 화살로 쏘아 죽여버렸다. 연산이 왕위에 오르자 충성스런 신하들은 모두 그의 손에 죽음을 당하거나 화를 피하여 몸을 감추었고 조정에는 소인 잡배들만 가득 차게 되었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것은 술과 여자였다. 임금의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서 거창한 토목공사가 그치지 않았고 사냥이 수시로 벌어져 거기에 충당되는 비용으로 국고는 바닥이 났다.
공자의 위패를 산중 이름 없는 정자로 옮기게 하고는 성균관을 놀이터로 만들어서 거기서 글 읽던 유생들을 모두 쫓아내 버렸다. 그리고 오부학당을 모조리 폐하여 무당과 광대들이 지내게 하였고, 서울 근교의 백성들을 모두 내쫓고 그 재산을 몰수하여 내수사나 노비들이 차지하게 주었다. 더구나 5개 강나루마다 건너는 사람에게 비싼 세금을 부과하는 바람에 마침내 길가는 나그네들이 끊어졌다. 또한 연산은 걸핏하면 사람을 죽였으므로 충성스런 신하는 아예 얼씬도 못하였다. 그런데다 연산은 혹시 자기의 잘못을 떠벌이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여 조정 백관들에게 「입은 재앙을 초래하는 문이요 혀는 몸을 죽이는 도끼다」라고 적힌 패를 차게 하여 충간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그러자 원성이 고을마다 자자하게 되었고, 노역과 세금에 부대껴 굶어 죽은 백성들의 시체가 거리에 즐비하였다.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일으켜 선비들을 죽이고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 무오사화 때는 죽은 자의 무덤을 파내어 시체의 목을 다시 자를 정도였으니 그의 포악성을 알 수 있다.
머나먼 옛날 얘기할 것 없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도 비슷하다. 꽥꽥거리는 사람은 괘씸죄로 감옥에 처넣었다. 양심수가 수백 명이나 된다고 한다. 노태우씨와 전두환씨가 부정축재 비리혐의와 내란 음모죄로 구속되었다. 노씨는 5천억 원을 해먹고 전씨는 9천 5백억을 해먹었다고 했다.
하도 억억해서 억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엄청난 돈이다. 내 수중엔 없는 돈이지만 계산이라도 해보자. 젠장, 돈 없다고 계산도 못하랴! 노씨 돈 5천 억만 따져 보자. 재임 5년 동안 1년에 1천억 원씩. 하루에 2억 1천5백만 원씩, 한 시간에 1천1백40만 원씩 벌어들였다. 공휴일도 없이 국내에 있건 국외에 있건 하루도 빠짐없이 한잠도 안자고 벌어들였다. 좀 더 실감이 나도록 이래저래 설명해 보자. 4천만 국민에게 똑같이 분배하면 1인당 1만1천1백50원, 월 소득이 1백28만 5천8백 원인 도시 근로자의 3만2천4백년치 월급, 대통령(기본급 3백65만 2천원)의 1만4천4백9년치 월급, 50년 동안 적어도 매일 2천7백39만7천2백60원씩 쓸 수 있는 돈, 4만1천6백67명 학생이 대학을 4년간 다닐 수 있는 돈, 1만 원권 지폐로 쌓으면 63빌딩(2백64m)의 28배, 백두산(2천7백74m)의 27배. 1만 원권 지폐로 5톤 트럭 5대분. 티코 승용차 16만7천7백85대 가격, 단군 할아버지가 매일 32만원씩 지금까지 저금해야 모을 수 있는 돈, 007가방 7천1백42개 분량, 1만 원권 지폐 세는 기계로 매일 24시간 가동해서 꼬박 6개월 동안 세어야 하는 금액이다. 그런 사람이 꽃동네 회비로 월 1천 원씩 냈다 한다. 그 결과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도탄에 빠졌다. 지금도 별로 나을게 없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끝이 안 좋았다. 쫓겨나고, 총 맞아 죽고, 사형선고 받고, 구속되고 그랬다. 아무튼 개떡 같은 왕, 통치자들이 나라 망쳤다.
예수님은 어떤 왕이신가? 예수님은 부귀, 권세, 영예를 누리던 연산군이나 전, 노대통령같은 세속의 왕이 아니다. 그분은 사랑의 왕이시다. 예수님은 모든 이를 사랑하셨다. 어린이에서부터 자기를 죽인 로마 병정. 자기를 모욕했던 강도까지도 사랑하셨다. 예수님은 자비의 왕이시다. 특히 힘없고 가난한 이와 멸시받는 이,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베푸셨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노라 하셨다. 예수님은 자유의 왕이시다. 여자와 어린이, 노예들에게 해방의 기쁜 소식을 알리셨다. 예수님은 정의의 왕이시다. 『보라, 내가 택한 종, 내 사랑하는 사람, 내 마음에 드는 사람, 그에게 내 성령을 부어 주리니, 그는 이방인들에게 정의를 선포하리라』(마태오 12, 18)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나라는 2000년 동안이나 세상을 정복해왔고 날로 융성하고 있다. 현재도 전 세계 15억 인구가 그 나라의 백성이며 우리나라 인구의 1/4이 크리스찬이다. 그러므로 그분은 세기를 통하여 다스리시는 진정한 왕이시다. 백성인 우리는 왕이신 그리스도께 충성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야 하겠다.
※이 강론은 「말씀의 전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042-152-안내말씀 듣고, 사서함번호 3217(삼위일체)을 누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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