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경찰의 원천봉쇄에다 차가운 가을비까지 내리는 가운데 장소를 옮겨 한양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천주교 인권위원회(위원장=김형태 변호사)와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박노해 문화제「콘서트 :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행사 그 자체로도 인권운동의 성격을 띠기에 충분했다.
11월 21일 오후 7시 30분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경찰의 제지를 뚫고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 사람들은 내리는 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를 채우기 시작해 행사시작 전 이미 1천여 명을 넘어섰다.
이 날 행사에는 윤도현밴드를 비롯해 할리퀸, 안치환과 자유밴드, 정태춘과 박은옥, 리아, 꽃다지 등 가수는 물론 탤런트 유인촌, 만화가 이현세, 소설가 공지영, 판소리 인간문화재 안숙선씨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박노해 시인의 석방과 양심수문제 해결을 위한 뜻을 한데 모았다.
오후 11시가 가까워오는 시간까지 남아 이날 행사를 줄곧 지켜본 천주교 인권위원회 고문 김승훈 신부는 행사 중 인사말을 통해『비가 오는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은 우리가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양심수를 기억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모든 사람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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