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용한 눈 먼 점쟁이가 있었다. 그는 잔심부름하는 어린 아이를 조수로 두고 있었다. 하루는 건너 마을 부자가 이른 아침에 조용히 찾아오자 대뜸 그 점쟁이가 마치 보기나 한 듯이, 『건너 마을 최부자시군요. 요즘 가환이 가지가지라 첩이 속 썩이지, 마누라는 외면하지, 자식은 말 안 듣지, 머슴은 일 안하지, 입맛은 없지, 기운은 떨어지지, 노름에 잃지, 머리는 지끈지끈하지, 조상 사당치레를 못해서 송구스럽지, 웬 지출은 그리 늘어가는지 돈이 물 새듯 하지……. 무엇 하나 온전한 것이 없구려. 워낙 챙피해서 그 무거운 몸으로 새벽같이 오셨구려!』『맞아, 맞아, 제발 좀 살려주오!』『만사형통법은 있는데, 부자 어른이 내 말을 허술히 여기고 안 들을 것 같소이다, 그려!』『아니오. 꼭 들을 테니까 제발 적선하고 가르쳐주시오. 복채는 많이 내리다』『음, 그렇다면 한 달간 시험을 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석 달을 하고, 그 때 효험이 있다고 확신한다면 복채를 듬뿍 주십시오. 지금은 그냥 가시고…….』『약값은 선불로 받는 법인데…….』『내 약은 한 줄 문장이오. 「새벽 닭 울 때 일어나서 놋그릇을 들고 오리나 들어가는 산골짝 폭포수에 가서 물 한 모금 들고 목욕재계하고 그 물을 이 그릇에 담아 집으로 가져와서 장독대에 절 100번을 하는 하늘 치성을 드리시오」 그렇게 한 달을 하면 어느 정도 효험이 있을 것이오』『아, 그것이야 뭐』그러면서 부자는 갔다.
그리고 한 달을 그대로 하였다. 과연 효과가 만점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려니까 늦잠을 잘 수 없었고, 저녁에도 일찍 자야 했다. 자연히 주색잡기를 멀리하였다. 산으로 들어가자니까 운동을 하고 목욕을 하니까 심신이 쇄락하고, 정화수 치성을 장독대에 드리자니 허리운동이 많이 되고 겸손해지고, 조상 사당은 새벽 시간이 남아돌아서 재미삼아 가서 뵙고 청소하니 자식으로서 떳떳하여 기쁘고, 자식들이나 머슴은 가장이 새벽같이 활동하는 것을 알고는 늦잠을 잘 수가 없어 부지런하여졌다. 이 부자가 치성을 드리고도 시간이 남아서 머슴 대신 마당을 쓸고, 부엌에 며느리나 아내가 힘들지 아니하게 물을 길어다 놓고, 물을 데워놓고, 자식 대신 쇠죽 끓이고, 그리고도 시간과 기운이 나서 고샅청소를 하니까 가족이며 골목 사람이 그 누가 싫다 하리오? 그의 선행이-사실은 당연히 할 일이지만- 알려지자 문제자 다 해소되었다. 본인이 건강해져 기쁘고, 자식과 머슴이 일 잘하고, 마누라가 바가지를 긁지 아니하고, 첩이 미안해서 재산을 떼어 주니까 말없이 나가고… 한 달 후 이 부자는 그 점쟁이에게 복채를 두둑이 가지고 왔다. 약 한 첩도 한 제도 들지 아니하고 건강과 화평과 교육과 조상 숭배가 다 완성되었으니 감지덕지라는 감사의 뜻이었다.『부자 어른, 늦잠이 많으면 가난합니다. 늦잠은 주색잡기로 늦게 잠자리에 들기 때문입니다.
그 주색잡기는 만사 불행입니다. 제 말을 들어 주셔서 고마울 뿐. 그 돈은 안받겠습니다. 그래도 저를 정 주시겠다면 그것으로 이 마을과 저 마을을 잇는 다리를 놓아 주십시오. 그 다리에「만사형통은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새기시지요. 하하하』한양대 최래옥 교수의 글이다.
대림절이다. 예수성탄대축일 전 4주간이며, 대림 제1주일은 전례력에서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대림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구세주를 맞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로서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들 가운데 탄생하셨음을 기념하는 성탄대축일을 준비하는 시기이고, 둘째는 종말에 있을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예수님께서는『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마태 24. 30) 다시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시기의 전례는 이러한 두 가지 의미를 강조하면서 이 시기를 희망의 시기로 이끌어간다.
대림절에 할 일은 무엇인가? 성탄준비이다. 물적인 성탄준비는 우리보다도 오히려 일반 세속인들이 더 요란스럽다. 벌써 크리스마스트리가 깜빡거리고 있고, 가게에는 성탄카드가 아름답게 진열되어 있다. 거리에는 성탄노래가 들려오고 성탄선물을 사라는 광고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성탄 분위기 조성은 우리 신자들보다도 오히려 장사꾼들부터 시작된다. 주객이 뒤바뀐 느낌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대림절 문화가 없어 아쉽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복음내용처럼「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 최부자처럼 정신 차려야 한다. 깨어 있으면 유비무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한 점쟁이가 필요할 것이다. 예수님을 용하디 용한 점쟁이(?)로 모시고 그분의 말씀을 깊이 새겨듣고 실천해야 한다. 위의 최부자처럼 실행가능하고 지속적인 것으로 말이다. 우선 신앙생활의 기본인 주일미사 철저 참여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 판공시기인 만큼 교회에서 요구하는 성탄판공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만사형통교를 세우기로 하자.
※이 강론은「말씀의 전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042-152-안내말씀 듣고-사서함번호 3217(삼위일체)을 누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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